한파·여진 속 필사의 구조… 잇단 ‘기적의 생환’
한국 긴급구조대 지진 현장 도착
시리아, 10시간 만에 구출 ‘감동’
건물더미마다 “살려 달라” 비명
국제사회 제재로 직접 원조 막혀
22시간 작업 끝에 구조된 여성
잔해 속 동생 보호하는 소녀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수가 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현재 8700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파가 이어지는 데다 여진이 구조 작업 중인 구조대를 덮치기도 하면서 구조 작업이 더디지만, 들려오는 기적적인 생환 소식은 희망의 끈을 붙잡게 한다.
끝까지 포기는 없다 시리아 반군 측 민간 구조대 ‘하얀 헬멧’ 대원들이 7일(현지시간) 시리아 이들리브 서쪽 비스니아 마을에서 어린이를 구조한 뒤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환히 웃고 있다. 하얀 헬멧은 이 사진을 게시하며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은 모든 인류를 구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하얀 헬멧 대표인 라이드 알 살레는 “우리 구조대는 9년 동안 시리아의 잔해 밑에서 생명을 구해왔지만 이번 지진은 우리가 본 것 중 최악의 파괴”라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국제사회 지원을 호소했다. 하얀 헬멧 트위터 캡처 |
소년의 아버지인 에르투그룰 키시는 아들이 구조돼 구급차에 실리자 안도의 울음을 터뜨렸다. 튀르키예 현지 TV는 이 구조 장면을 방송하면서 “현재 카르만마라슈에서의 희망의 이름은 ‘아리프 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로부터 몇 시간 뒤에는 튀르키예 아디야만에서 10세 소녀 베툴 에디스가 구조됐다. 구조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고 에디스의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손녀에게 입맞춤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은 전날 샨르우르파 지역의 무너진 건물 아래서 22시간에 걸친 작업 끝에 한 여성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아나돌루통신이 공개한 영상에서 이 여성은 구조 전까지 상체가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상태였다. 구조대는 산소와 수액을 투여해 긴 시간 동안 여성이 체력을 잃지 않도록 힘썼고, 크레인을 동원해 구출에 성공했다.
공포 이겨내고… 구출된 아이 6일(현지시간) 발생한 강진으로 폐허가 된 튀르키예 남부 도시 하타이의 한 건물 잔해 더미에서 7일 구출된 아이가 구조대원이 물병 뚜껑에 담아 건넨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하타이=로이터 연합뉴스 |
영상에서는 한 소녀가 동생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깔린 상태에서도 잔해를 떠받치고 있었다. 알모사는 이들이 17시간 동안 잔해에 깔려 있었다며 구조자가 도착하자 소녀는 “이 잔해 속에서 저와 동생을 꺼내 달라”며 “그러면 저는 당신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구조대에 의해 구출된 것으로 전해졌고, 알모사는 “이들은 시리아 북부에서 안전하게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며 구출된 이후의 사진을 추가로 게시했다.
알모사는 ‘노예’라는 단어에 반감을 가지는 네티즌들에게 “아랍 문화에서 이 표현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감사를 표하는 형태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전날 시리아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신생아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레포주 어린이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하니 마루프는 AP에 “진데리스에서 구조된 신생 여아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하얀 헬멧’으로 불리는 시리아 민방위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어린이를 구하는 영상을 올렸다. 하얀 헬멧 측은 “우리는 여전히 잔해 밑에 갇힌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을 듣는다”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존 장비와 물자는 이 재난에 대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후원을 요청했다.
시리아의 경우 구호 물자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목까지 이번 강진 여파로 막혀 피해 규모 확대와 장기화가 우려된다. 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주요 국가들과 우호적인 외교 관계에 있어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 아래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많은 국가 정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한다. 때문에 비정부기구(NGO)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4년 결의안에서 제시한 방식에 따라 지난 9년간 튀르키예에서 바브 알하와를 통해 시리아에 구호 물자를 전달해 왔다.
생존자는 헤쳐나가야 할 어두운 미래가 걱정이다. 어린 자녀 두 명과 함께 튀르키예의 공항 라운지로 대피해 밤을 지새운 자히데 수투는 AFP에 “건물들이 무너지는 것을 봤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있는 것이 행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내가 이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모르겠다)”라며 절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우중·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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