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잘 될까 의문… 교사 99% '부정적'

道 교사노조 설문 '기형 운영' 우려
"선택과목 쏠림" 상대평가화 반대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은 도내 한 고교 수업 모습. /경인일보DB

내년부터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경기도 내 일선 교사 대다수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경기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12~19일 도내 중·고교 교사 1천1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고교학점제 실태조사를 했다. 이 조사에서 '고교학점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형적으로 운영' 61%, '조만간 사라질 제도' 38% 등 무려 99%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내년부터 고교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 9개와 체육·예술·과학탐구실험·교양 과목만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나머지 과목에 대해서는 5등급제의 상대평가를 실시한다.

도내 교사들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선택과목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바꾸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상대평가의 경우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져 특정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것이다. 평택의 한 고교 교사는 "상대평가로 5등급제를 적용하면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유불리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교과목이 늘어나기 때문에 교사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흥의 한 고교 교사는 "평가 계획부터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수행평가까지 해야 해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절대평가로의 방향은 맞지만, 전면 절대평가로 했을 때 성적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온라인 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의 부담을 덜어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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