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기함과 신기원함이 함께 멈춰 섰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이 확인한 내용이다.
북한·중국·러시아의 해양 동향과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해군 해양정보함 2척이 모두 40여 일 동안 수리 중이었던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해군이 보유한 해양정보함은 신세기함(2800t)과 신기원함(3500t) 두 척뿐이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에 따르면 두 함정은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동시에 가동 불능 상태였다.

"한 척은 창정비, 한 척은 노후 고장"
겹친 경위는 이렇다. 2012년 취역한 신기원함이 지난 7월부터 사전에 예정된 최상위 단계 정비인 창정비에 들어간 상황에서, 2003년 취역한 신세기함마저 노후화로 수리가 필요해졌다. 신세기함은 2024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8개월간 장기 수리를 받았는데 복귀 6개월 만에 다시 고장이 났다. 해군은 그동안 "함정 2척을 교대로 정비·수리해 1척은 가동 가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전제가 무너졌다.

"불법 환적 추적도 이 배의 몫"
해양정보함은 바다에서 대북 신호정보를 수집하고 중국·러시아 해군의 동향을 탐지한다. 무인기를 탑재할 수 있어 원거리 정보수집 기능도 갖추고 있다. 북한이 공해상에서 벌이는 불법 환적 작업을 추적할 때도 투입된다. 대체가 쉽지 않은 자산이라는 뜻이다. 군 당국은 "정보 수집은 특정 자산에만 의존하지 않아 정보 수집 공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한 의원은 "우리 군 자체 감시·정찰 능력의 현주소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3척은 돼야 돌아가는 구조"
통상 해군은 같은 임무의 함정이 3척은 있어야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본다. 1척은 임무, 1척은 휴식, 1척은 수리 및 훈련에 들어가는 구조다. 현재 2척뿐인 해양정보함에 2척이 추가되는 시점은 2030년대 중반으로 전망된다. 약 7조8000억원을 들여 7000t급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등에 우선순위가 밀린 결과다.

정부는 한국군이 세계 5위 수준의 전력을 갖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가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이라는 점에서, 두 척뿐인 정보함이 동시에 멈춰 선 40여 일은 숫자로 드러난 과제에 가깝다. 한 의원이 "능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부터 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