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vs 맨시티 vs 아스널, 올 시즌 PL 우승 후보 삼대장의 변수는?

사진출처=프리미어리그 SNS

"우승은 리버풀이 할 거 같아요. 준우승은 맨시티, 3위는 첼시(?) 아스널은 5위를 할 것 같아요."

얼마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이다. 사실 MSG가 들어가 있었다. 당시 방송에서 영국 출신의 아스널 진성팬인 피터 빈트씨와 함께 했다. 그를 놀리기 위해, 그리고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였다. 방송 말미 피터와 내기를 하나 걸었다. 아스널의 우승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아스널이 리그에서 우승하면 내가 피터에게 밥을 사고, 그 반대면 피터가 밥을 사기로 했다.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됐다. 1라운드가 끝났다. 결국 현재로서는 우승 싸움은 리버풀, 맨시티, 아스널의 삼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세 팀도 완벽하지 않다. 리버풀, 맨시티, 아스널 이 세 팀의 불안 요소들을 찾아봤다.

사진출처=리버풀 SNS

#리버풀, 자취 감춘 클린시트

리버풀이 어째 불안하다. 시즌 시작 전 프리미어리그 우승 예상 순위 부동의 1위는 리버풀이었다. 지난 시즌 우승했다. 무엇보다오 올 시즌 폭풍 영입에 성공했다. 프림퐁, 비르츠, 케르케스, 에키티케 등을 데려왔다. 대단한 영입을 보여주었다. 뉴캐슬의 주포 이사크만 데려온다면 더 완벽한 여름 이적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프리시즌이 시작됐다.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프리시즌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했다. 결과는 좋았다. 그런데 수비가 불안했다. 6경기에서 9실점했다. 클린시트는 2부리그팀인 스토크시티를 상대로 했던 경기밖에 없다.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실점했다.

불안감을 안고 시즌이 시작됐다. 크리스탈팰리스와의 커뮤니티실드. 리버풀은 FA컵 챔피언 크리스탈팰리스에 졌다. 90분을 2대2로 비긴 후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졌다.

본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초반 2골을 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네 세메뇨에게 두 골을 허용했다. 2-2 상황에서 경기 종료 직전 키에사, 살라의 연속골로 4대2로 이겼다. 십년감수했다.

커뮤니티실드와 본머스전을 보면 리버풀 실점의 패턴이 있다. 중원이나 앞선에서 공격 작업 중 볼소유권을 넘겨주는 경우다. 상대가 빠른 전환를 감행하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공격 작업 시 측면 풀백들이 크게 올라가있고, 이 공간을 중앙 미드필더들이 메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빠른 공격에 밀리다가 골찬스를 허용하곤 한다.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알렉산더 아놀드 그리고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로버트슨의 공백을 프림퐁과 케르케스로 메우려고 하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특히 수비에서 더욱 그렇다.

불안감을 안고 있는 가운데 리버풀은 리그에서 연이어 뉴캐슬, 아스널과 맞붙는다. 두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리그 2연패 달성 여부의 키 모먼트가 될 수 있다.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 수비의 핵심인 버질 판 다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리그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수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상태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희생정신 등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그 역시 리버풀의 수비가 완벽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

사진출처=맨시티 SNS

#맨시티, 버릴 것은 버려야 성공한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실패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3위에 그쳤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카라바오컵 역시 16강에서 떨어졌다. 마지막 보루였던 FA컵에서는 결승전에서 크리스탈팰리스에게 졌다.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선수들의 노쇠화 및 세대 교체 실패, 과르디올라 감독의 스몰 스쿼드 고집과 노장 선수들 기용, 살인적인 일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는 일찌감치 준비에 돌입했다. 클럽 월드컵 시작 전 스쿼드를 완성했다. 아이트 누리, 베티넬리,셰르키, 라인더르스를 데려왔다. 즉시 전력감을 데리고 오면서 아쉬웠던 포지션을 보강했다. 클럽월드컵 우승을 노렸지만 16강에서 '복병' 알 힐랄에게 덜미가 잡혔다.

클럽 월드컵 후 프리시즌은 딱 1경기(팔레르모 원정)만 진행했다.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집중했다. 팔레르모 원정에서 낙승을 거뒀다. 영입생 라인더르스가 맹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에서도 맨시티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울버햄턴 원정에서 홀란이 2골을 넣었다. 라인더르스도 골을 넣었고, 셰르키까지 골맛을 봤다. 라인더르스의 활약은 의미가 크다. 맨시티 허리 라인은 더 브라이너의 공백과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노쇠화로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다만 문제는 여전히 비대한 선수단 구성이다. 기량이 떨어진 베테랑 선수들 대부분이 남아있다. 귄도안은 여전히 팀에 남아있다. 포든 역시 좀처럼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케와 스톤스도 정리하지 못했다. 이들이 많은 주급을 받고 있는만큼 다른 팀으로 보내기 어려워 보인다. 대거 잔류할 경우 경기력 극대화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 동시에 팀 내 분위기도 미묘해질 수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 과연 버릴 것은 버릴 수 있을까.

사진출처=아스널 SNS

#아스널, 왼쪽과 최전방 그리고 자신감

아스널은 우승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위에 그쳤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카라바오컵에서는 4강에서 패퇴했다. FA컵은 64강에서 아웃됐다.

중요 경기에서 고꾸라졌다. 8라운드 본머스 원정 패배, 26라운드 웨스트햄과의 홈경기 패배가 뼈아팠다. 리그 선두를 질주하던 리버풀을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다. 시즌 내내 1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고 2위만 하다 시즌을 끝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이 영입했다. 그동안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되어왔던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해답을 찾아냈다. 스포르팅에서는 요케레스를 데려왔다. 꾸준히 주시하던 선수였다. 첼시에서 마두에케를 데려왔다. 오른쪽과 왼쪽 모두 소화 가능한 윙어이다. 사카가 버티고 있는 아스널의 오른쪽 라인의 백업이자 왼쪽으로 나설 경우 좌우 밸런스 유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시즌에서는 여전히 미덥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토트넘과의경기, 비야레알과의 경기에서 지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중원에서 단단히 벽을 쌓은 팀을 상대로 고전하다 역습으로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1라운드 맨유 원정도 불만족스러웠다. 1대0으로 이기기는 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참담했다. 선수들은 실수를 연발했다. 외데고르의 경기 장악력은 너무나 떨어졍있었다. 사카까지 영향을 받아 부진했다. 경기를 흔들만한 선수가 없었다. 폼이 떨어진 맨유가 상대였으니 그나마 승리를 챙겼지, 다른 강팀이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경기력이었다.

여기에 선수들의 자신감 하락도 큰 변수이다. 대부분의 아스널 선수들은 계속 우승 코 앞에서 좌절했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서 팀 내 트라우마로 변질됐다. 중요한 경기에서 발목잡히는 것도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아르테타 감독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여전히 버거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술의 경직성과 심리적 여유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