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외벽까지 수리”…법원, 과도한 원상회복 요구한 임대인에 “보증금 반환하라”

임대차 계약이 종료된 이후 간판 철거 이상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에게 법원이 보증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2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달 16일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A씨 손을 들어줬다.
A씨는 B씨와 2019년 2월 상가 임대차계약을 맺고 약 5년간 학원을 운영했다. A씨는 계약이 종료된 뒤 바닥, 가벽, 간판 등을 철거하며 상가 원상복구를 했다.
하지만 B씨는 원상복구 조치 이외에도 간판 철거 후 남은 흔적 등을 복구하라고 요구하며 보증금 2000만원 중 10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해 B씨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을 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 범위다. 특히 간판 철거 이후 발생한 외벽 손상에 대한 복구비용까지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지가 논쟁의 중심이 됐다.
A씨 측은 상가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이 건물 외벽에 간판을 설치하는 것은 통상의 관례며, 간판 철거 외에 외벽(복합패널) 개보수 공사비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간판 철거 후 남은 일부 흔적은 자연적 마모 또는 훼손에 불과한 것으로 간판이 설치되기 전의 상태로 복구할 의무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임차 목적물이 자연적 마모 또는 감가상각의 정도를 넘어선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보증금 100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유현경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과도한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사례에 대해 임차인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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