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초대형 카라반에서 솔로 캠핑까지' 아웃도어 특화 쉐보레 RV 4종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하며 그야말로 레저용 차량(RV)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내연기관과 순수전기, 대중차와 슈퍼카 브랜드를 막론하고 연일 쏟아지는 이러한 신모델은 팬데믹 이후 여행과 레저 활동에 쏠린 관심과 무관하지 않으며 더욱 다양화되는 아웃도어 활동과 더불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런 트렌드 속 특히 돋보이는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제너럴 모터스의 대중차 쉐보레다. 1935년 세계 최초로 SUV를 탄생시킨 쉐보레는 오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소형부터 초대형, 픽업트럭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RV 모델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쉐보레 RV 모델은 어반 라이프와 캠핑, 차박, 낚시 나아가 트레일러링을 아우르는 아웃도어 라이프까지, 광활한 미국 대륙에서 대자연을 벗 삼아 여가를 즐기는 정통 아메리칸 감성이 듬뿍 담긴 부분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런 장점은 국내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어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가 덜한 안락한 승차감을 기본으로 다양한 활용성을 펼치고 있다.
최근 서울 삼각지를 출발해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왕복 약 500km 구간에서 쉐보레의 간판급 RV 4종 타호(Tahoe), 트래버스(Traverse),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에서 콜로라도(Colorado)까지를 직접 경험해 봤다.
가장 먼저 시승한 쉐보레 타호는 강력한 파워트레인, 부족함 없는 편의사양을 바탕으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확 트인 전방 시야와 각종 안전 사양을 통해 도심은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손쉬운 운전이 가능하다.
쉐보레 타호는 앞서 국내 출시된 카마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과 동일하게 미국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수입되는 사실상 '물 건너온' 수입차이다. 미국 텍사스 주 GM 알링턴 공장에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유콘 등과 함께 생산되고 특히 엔진과 변속기를 비롯한 일부 파워트레인의 경우 에스컬레이드와 거의 동일한 부분이 특징이다.
먼저 한눈에도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하는 타호는 쉐보레의 간판급 풀사이즈 SUV로 1세대 모델의 경우 1992년 첫 공개됐다. 오랜 역사 만큼 해당 모델은 현재까지 미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기준 가장 많이 팔리는 풀사이즈 SUV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현지에서도 형제차인 서버번, 에스컬레이드와 함께 높은 인기를 발휘 중이다.
해당 모델의 주요 특징은 압도적 크기에서 나오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세련된 실내외 디자인 그리고 6.2리터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강력한 파워트레인을 꼽을 수 있겠다.
타호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LED 헤드램프가 자리하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는 액티브 에어로 셔터가 장착된 가로배치 라디에이터 그릴이 탑재됐다.
실내는 2열 레그룸의 경우 1067mm에 이르며 3열 레그룸 역시 성인 남성도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는 886mm에 달하는 공간감에 가장 먼저 압도된다. 또 풀사이즈 SUV답게 적재 용량도 매우 넉넉한 편으로 3열을 모두 편 상태의 기본 적재 용량은 722리터, 2열까지 접을 경우 최대 용량은 3480리터를 나타낸다.
타호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동일한 6.2리터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고 이를 통해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3.6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출시 당시 슈퍼 SUV라 불리기도 한 쉐보레 트래버스는 SUV 세그먼트에서 가족 단위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대형 SUV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크기를 특징으로 한 모델이다.
4인 가족, 나아가 3대까지도 넉넉하게 품어주는 트래버스 전장은 5200mm로 동급 현대차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와 비교해도 우월하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3073mm로 경쟁 모델 가운데 가장 넓다. 이러한 압도적인 실내 거주성 덕분에 트래버스는 차박 특화 SUV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해당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매칭돼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6.8kg.m의 파워를 발휘한다. 여기에 전륜구동 모드 및 AWD 모드를 상시 전환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스위처블 AWD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웬만한 험로에서도 안정적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부분이 패밀리 SUV 콘셉트와 잘 맞는 부분으로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최대 2.2톤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해 운행할 수 있는 히든 순정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를 적용한 것 역시 눈에 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쉐보레 SUV 라인업 중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이쿼녹스 사이에 위치하며 GM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을 비롯해 첨단 안전 및 편의사양이 대거 적용된 부분이 특징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425mm, 1810mm, 1660mm에 휠베이스 2640mm로 소형 SUV 제품군 보다 콤팩트 SUV에 가까운 크기로 경쟁모델과 비교해 더욱 여유로운 공간감을 나타낸다.
외관 디자인은 앞서 북미 시장에 출시된 블레이저를 축소한 듯 강인한 카리스마와 남성미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쉐보레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듀얼 포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램프, 스키드 플레이트가 강인한 SUV 특유의 전면부를 연출한다.
더불어, 측면에서 후면까지 이어지는 근육질의 바디라인과 날렵한 루프는 트레일블레이저의 젊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또 트렁크의 경우에도 기본 460리터를 제공하고 2단 러기지 플로어를 적용해 트렁크 바닥 부분의 높낮이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6:4 비율로 풀 폴딩되는 2열을 접으면 최대 1470리터까지 확장되는 등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두루 장점을 보인다.
실내는 수평으로 뻗은 대시보드와 좌우 대칭형 구조로 공간감을 더욱 강조하고 각각의 버튼들은 용도에 따라 구분되어 직관적 사용이 가능하다. 이 밖에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무선으로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할 뿐 아니라 기본 인터페이스 구조가 매우 편리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 파워트레인은 1.3리터 가솔린 터보로 구성되고 해당 엔진은 뷰익 앙코르 GX와 공유되며 최고 출력 156마력, 최대 토크 24.1kg.m의 뛰어난 성능을 나타낸다. 또 기본 전륜구동 모델에는 VT40 무단변속기가 탑재되고 사륜구동에는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으며 또 이 경우 Z링크 리어 서스펜션을 통해 동급경쟁 모델 보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전달한다.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할 만큼 다양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화물이나 장비 적재가 용이한 픽업트럭 특성상 업무적으로 사용하기도 좋고, 세련된 스타일과 편의성을 갖춰 일상생활, 거기에 레저 활동까지 두루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정통 픽업트럭의 가장 큰 특징인 적재함을 이용한 캠핑이 가능한 부분이 특징으로 특히 오픈된 적재함 공간에 텐트를 설치하는 방식은 오직 픽업트럭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지면과 떨어져 적재함 위에서 깔끔한 피칭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야생동물의 접근과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별도의 평탄화 작업도 필요하지 않다. 더불어 루프탑 텐트나 트럭 캠퍼 모두 콜로라도에서는 가능하다.
또한 콜로라도에는 최고 출력 312마력, 최대 토크 38kg.m의 폭발적인 힘을 내는 3.6리터 V6엔진이 탑재돼 8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동급 최강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또 해당 모델에 탑재된 전자식 오토트랙 액티브 4×4 사륜구동 시스템은 캠핑부터 전문적인 오프로드 주행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듯 쉐보레의 간판급 RV 4종은 각각의 세그먼트에서 아웃도어 특화 콘셉트를 바탕으로 공통적으로 경쟁모델 대비 안락한 승차감과 높은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에선 부족함을 찾을 수 없을 만큼 시원스러운 달리기 성능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우수한 호환성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다소 투박해 보이던 일부 디자인은 오히려 아웃도어에선 기능적으로 더 높은 사용감을 발휘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우수한 내구성을 발휘하는 부분이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