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팔라완 여행 엘니도 VS 코론, 어디가 더 좋을까?

조회 1892025. 4. 13.

필리핀이라는 단어 속엔 언제나 따뜻한 바람이 숨어 있어요. 그중에서도 ‘팔라완’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마음부터 조금은 설레죠. 끝없이 투명한 바다와 신비로운 섬, 그리고 고요하게 흐르는 시간. 여행이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그런 곳이 바로 팔라완이에요.

하지만 팔라완을 여행지로 결정하면, 또 하나의 고민이 생깁니다.

‘엘니도로 갈까, 아니면 코론이 좋을까?’

두 곳은 같은 팔라완 섬에 있지만, 분위기도 다르고 매력도 전혀 달라요. 어디가 더 좋다고 단정 지을 수 없을 만큼, 각각의 개성과 특별함이 또렷하죠. 그래서 이번엔 엘니도와 코론을 깊이 있게 비교하면서, 여러분의 여행 스타일에 더 잘 맞는 곳을 찾아보려 해요.

엘니도
사진: 게티 이미지

엘니도에 처음 발을 디디는 순간, "이런 풍경이 실제로 존재한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와요. 눈앞에 펼쳐지는 건 끝없이 이어지는 석회암 바위섬, 그 사이로 반짝이는 바다, 그리고 에메랄드빛 라군. 마치 영화나 그림책 속 세상 같죠.

엘니도는 팔라완 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수많은 섬과 라군으로 이루어진 섬투어의 메카예요. 가장 대표적인 건 'A, B, C, D 투어'로 불리는 호핑 투어인데요.

특히 A 투어는 엘니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Big Lagoon, Small Lagoon,

Secret Lagoon은 꼭 한 번은 들어가봐야 할 필수 코스랍니다.

라군 안으로 들어가는 카약을 직접 저으며 절벽 사이를 지나갈 때, 세상의 소리가 멈춘 듯한 고요함을 느끼게 돼요. 햇살이 수면을 부드럽게 흔들고, 카약 위로는 하늘뿐. 그 순간만큼은 바다와 완전히 하나가 된 기분이에요.

엘니도에서의 하루는 ‘감성’이라는 단어로 충분해요
사진: 게티 이미지

엘니도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보존해온 지역이에요.

그래서 리조트나 숙소도 대부분 자연 친화적이에요. 높은 빌딩도 없고, 인공적으로 만든 대형 리조트보다 작지만 감성적인 롯지나 비치프론트 뷰의 숙소들이 많아요. 바다 바로 앞 발코니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해 뜨는 걸 바라보는 순간, 그 어떤 고급 리조트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남기죠.

특히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어요. 그만큼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공간이 많고, 어디를 걷든 포토존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아요. 오직 자연만이 만든 풍경 속에서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인생샷이 되는 곳, 그게 엘니도입니다.

엘니도의 단점이라면?
사진: 필리핀 관광부

물론 엘니도도 완벽하진 않아요. 가장 큰 단점은 접근성이에요. 마닐라에서 엘니도로 가는 비행편은 직항이 많지 않고, 대부분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 간 뒤 버스를 타고 약 5~6시간을 달려야 해요.

길이 험하거나 위험한 건 아니지만, 이동에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해요. 하지만 그 고생을 하고 도착한 엘니도의 첫 풍경을 보는 순간, "와… 오길 잘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거예요. 또 하나는 현지 인프라의 부족이에요. 물이나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숙소도 있고, 와이파이도 느릴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걸 '불편함'으로 느끼기보다는 '일상에서의 해방'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죠.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진짜 자연을 마주하는 시간, 요즘 같은 시대엔 오히려 더 귀한 경험 아닐까요?

코론
사진: 필리핀 관광부

엘니도가 포토제닉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라면, 코론은 탐험가의 심장을 자극하는 곳이에요. 엘니도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알면 갈 수밖에 없는 곳’으로 통하죠.

코론은 섬 하나가 아니라 코론타운이라는 작은 마을과 그 주변 섬들로 이루어진 곳이에요. 본섬은 꽤 작아서 도보로도 거의 다 돌아볼 수 있지만, 바다로 나가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져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난파선 다이빙이에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일본 군함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다이버들 사이에서는 전설적인 명소로 꼽히죠. 심해가 아니라 초보자도 가능한 얕은 수심의 포인트도 많아서, 스노클링만으로도 바다 속 잔해와 산호초를 볼 수 있어요.

코론에서의 감동은 ‘수면 아래’에 있어요
사진: 필리핀 관광부/ 카양안 호수

코론에는 정말 독특한 장소들이 많아요. 카양안 호수(Kayangan Lake)는 ‘필리핀에서 가장 깨끗한 호수’로 알려져 있고, 바라쿠다 호수(Barracuda Lake)는 지열로 인해 수온이 중간부터 따뜻해지는 독특한 호수예요.

호수지만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어 물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정말 특이해요. 그리고 절대 놓치면 안 되는 곳이 바로 Twin Lagoon이에요.

두 개의 라군이 좁은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데, 수면 위에서 지나갈 수도 있고, 수위가 높을 땐 물속을 잠수해서 건너야 할 때도 있어요. 그때 느껴지는 탐험 같은 긴장감과 짜릿함은 엘니도에선 느끼기 힘든 묘미예요.

코론은 보다 활동적인 여행을 원하시는 분께 잘 맞아요. 물속을 좋아하고,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고, 섬 사이를 빠르게 이동하며 탐험하는 스타일이라면, 코론은 정말 최고의 여행지가 되어줄 거예요.

코론의 숙소는 여행자 마을 같은 분위기
사진: 엘 리오 Y 마르 리조트

코론은 엘니도에 비해 조금 더 자유롭고 캐주얼한 분위기가 강해요. 리조트도 물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백패커, 프리다이버, 스노클러 같은 활동 중심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소박하고 따뜻한 로컬 숙소들이 많죠.

코론타운 중심에는 게스트하우스, 깔끔한 중급 호텔, 뷰 좋은 풀빌라 형태의 숙소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어요. 대부분 도보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거리감이 짧고, 오토바이나 트라이시클(필리핀식 삼륜택시)을 타고 금방 금방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저녁에는 로컬 술집이나 루프탑 바에 들러, 하루의 피로를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여유도 즐길 수 있어요. 여행자들끼리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라 혼자 여행하는 분들에게도 부담이 없죠.

추천 여행 루트는?

시간이 여유롭다면 엘니도와 코론을 모두 여행하는 루트를 추천드려요. 예상 일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게 구성할 수 있어요:

🔹 7박 8일 일정 추천

Day 1: 마닐라 도착 → 푸에르토 프린세사

Day 2: 푸에르토 프린세사 → 버스로 엘니도 이동

Day 3: 엘니도 투어 A (Big/Small Lagoon)

Day 4: 엘니도 투어 C (Hidden Beach, Secret Beach)

Day 5: 배편으로 코론 이동 (약 4시간)

Day 6: 코론 호핑투어 (Twin Lagoon, Kayangan Lake)

Day 7: 코론 난파선 스노클링 & 휴식

Day 8: 마닐라 귀국

📍TIP: 배편 예약은 미리 해두는 게 좋아요. 특히 엘니도 → 코론 구간은 한정된 좌석이라 성수기엔 금방 매진돼요.

여행 팁 & 유의사항
사진: 게티 이미지

✔ 현금 꼭 챙기기

팔라완 지역은 아직 카드 사용이 어려운 가게가 많아요. 특히 엘니도는 ATM이 자주 고장 나기도 하니 미리 마닐라에서 현금을 환전해 가시는 게 좋아요.

✔ 인터넷 연결 기대하지 말기

와이파이는 느리고, LTE도 안 터지는 곳이 많아요. 대신 이 기회에 디지털 디톡스를 하며 자연과 시간을 보내보세요.

✔ 선크림, 아쿠아슈즈, 방수팩 필수

물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은 기본이고, 바위나 산호가 많은 곳에선 발을 보호할 아쿠아슈즈도 꼭 챙겨야 해요.

✔ 드론 촬영은 허가 여부 확인 필수

팔라완의 드론 촬영은 일부 지역에서 금지되어 있어요. 드론 여행자라면 현지 가이드나 호텔을 통해 사전에 허가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

마무리하며

엘니도와 코론. 팔라완이라는 한 지역 안에 이렇게 다른 두 가지 세계가 있다는 게 놀랍죠. 엘니도는 '자연 속의 쉼'이 필요한 여행자에게, 코론은 '물속의 모험'을 원하는 사람에게 더 잘 어울려요.

하지만 여행에서 정말 중요한 건 풍경보다도, 그 안에서 나를 어떻게 만나느냐인 것 같아요. 엘니도든 코론이든, 분명한 건 이 둘 중 어느 곳을 선택해도 '와, 잘 왔다'는 말이 절로 나올 거라는 점이에요.

이번 여행엔 바다와 가장 가까운 그곳으로, 나만의 속도로, 천천히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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