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뜬 채로 15분간 이동"…폭 3미터 환승계단에 수백 명 몰려
【 앵커멘트 】 우리 사회의 안전 실태를 점검해보는 '안전진단M' 두 번째 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대 발 디딜 틈 없는 만원 지하철에서 답답한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열차 내부뿐 아니라 좁은 지하철 환승통로 계단에도 많은 시민들이 한 번에 몰리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됩니다. 대책은 없는지, 박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출근시간 지하철 김포골드라인 노선.
출발 20분 만에 열차 내부가 승객들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현장음) -"다음 열차 이용해주세요. 물러서 주세요."
중간역에선 탑승부터 전쟁.
3대를 보낸 뒤 겨우 탑승한 열차 안에선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다른 승객과 과도하게 밀착해 있다 보니 몸이 붕 뜬 채 이동하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염규남 / 경기 김포시 - "성인 남자가 뭐 이렇게 자기 힘으로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밀집도가 심해서…. 심한 경우에는 밀려 가지고 옆구리나 이런 데 통증이 발생한 적도…."
김포골드라인은 한 번에 운행하는 열차가 두 량 뿐이어서 혼잡도가 240%에 달합니다.
지하철 9호선과 함께 가장 최근 생긴 두 노선이 혼잡도 1,2위를 차지해, 수요예측과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환승역들도 구조적 한계로 밀집을 피할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은 출퇴근시간 대표적인 '지옥역'입니다.
▶ 스탠딩 : 박규원 / 기자 - "신도림역 2호선 환승통로입니다. 아침마다 수십 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이지만 계단의 넓이는 성인 세 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신도림역 승객 - "보통 출근시간대 사람들 많아가지고 항상 붐비는 것 같아요. 계단 같은 곳에서 사람들 뭉쳐 있으니까 위험하기도 하고 서로 빨리 가려고 밀치다 보니까…."
신도림역은 일일 출근시간 평균 이용객이 1,800명으로 가장 많은데,
세 방향에서 온 2호선 환승객들이 통로 한 곳으로만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혼잡이 더 극심합니다.
지어진 지 오래된 역사들이다보니 새 환승 통로 설치 등 구조변경도 어려운 상황.
10.29참사 이후 안전요원을 배치해 인원 분산을 유도하고 있지만,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 인터뷰 : 백동현 /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용객 수가 옛날에 비해 많아진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CCTV에 AI프로그램을 적용해서 과밀지역에는 인원체크를 해서 경보를 울려서 근무자가 통제하는 방법이…."
출퇴근길 시민들의 발이 돼주는 지하철.
'안전 사회'의 출발점이 돼야 합니다.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김현우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그 래 픽 :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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