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캐나다 비료 공장 프로젝트 참여…'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

(왼쪽부터) 타마라 모휘니 주한 캐나다 대사, 제이슨 만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 CEO,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 /사진 제공=DL이앤씨

DL그룹의 지주사 DL이 캐나다 비료 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DL은 지난 20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캐나다의 비료 업체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공장 프로젝트 설계와 기술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캐나다 중남부 서스캐처원주 벨 플레인 지역에 하루 1500톤의 블루 암모니아를 처리해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다. 총계약 금액은 3500만달러(약 486억7100만원)이며 2026년까지 종료할 계획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105만톤의 비료를 생산하게 된다.

DL그룹 계열사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맡았고 카본코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라이선스를 공급한다. 특히 카본코는 9월 프로젝트 관련 기술제공합의서(LOA)를 체결한 뒤 포집‧저장 규모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해 왔다. 국내 기업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CCUS 기술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카본코는 기술 성숙도가 높고 대규모 포집이 가능한 아민 계열의 흡수제를 기반으로 연간 약 7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파이프라인으로 약 10km 떨어진 지하 저장소에 보내져 영구적으로 저장된다.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하면서 이를 원료로 친환경 비료를 생산하는 구조다.

DL이앤씨는 이번 계약을 통해 20억달러(약 2조7800억원) 규모의 설계·조달·시공(EPC) 수주 가능성도 커졌다.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 측은 14개월간 기본설계가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후속 사업을 발주할 계획이다.

북미 국가들이 친환경 사업 지원 방침을 발표하며 관련 플랜트 발주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6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C-59 법안에 따라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의 비료 공장도 세액 공제 대상이 됐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캐나다는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해 대형 플랜트 공사를 꾸준히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설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