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대통령이 아니라 부인 이름이 등장하는 뉴스 연일 쏟아져"
김건희 여사,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 맞아 마포대교 순찰
12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전주 유죄, 김건희 수사 결과는?
12일 감사원 "용산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김건희 개입 증거 없어"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주요 사건 관련 보도에서 연속해서 거론되자, MBC 앵커가 “대통령이 아니라 부인 이름이 등장하는 뉴스가 연일 쏟아진다”고 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지난 13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청와대가 있는데도 용산에 가겠다며 생긴 일과, 주가조작 사건 '전주'가 유죄판결을 받은 일, 디올백 사건을 맡았던 권익위 간부의 죽음 한 달여 만에 자살예방 얘기가 나왔단 일까지 대통령이 아니라 부인 이름이 등장하는 뉴스가 연일 쏟아진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저녁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일정을 공개했다. 김건희 여사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 특수구조단 뚝섬 수난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 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잇달아 방문해 간식을 전달하고 구조 현장을 살폈다. 김건희 여사는 수난·생명 구조 관계자들에게 “여기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문제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는 경찰들과 함께 마포대교 일대를 걷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는 “자살 예방을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조치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한강대교의 사례처럼 구조물 설치 등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그러자 MBC와 JTBC는 다음 날인 지난 11일 메인뉴스에서 이 소식을 다뤘다. 이날 조현용 MBC 앵커는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검색 사이트에서 올해 나온 전체 뉴스를 집계해 보니 선거에서 뽑힌 대통령 이름이 나오는 기사보다 비공개 행보를 이어온 대통령 부인의 이름이 등장하는 기사가 오히려 더 많다는 특이한 결과도 나온다”며 “항상 귀 기울이겠다던 현장의 목소리는 무얼 말하고 있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날 이성대 JTBC 기자도 '뉴스룸'에서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경찰·소방 관계자들을 대동해서 지시를 하는 느낌의, 마치 정치인이 현장점검이나 시찰을 나온 듯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진들이 어제 공개된 사진의 절반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에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도이치모터스 전주 관련 재판 보도와 김건희 여사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용산 대통령실 관저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보도도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錢主) 역할을 했던 손아무개씨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손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의 계좌 3개가 주가 조작에 활용됐다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의 영향으로 김건희 여사의 사법리스크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 저녁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은 메인뉴스에서 재판 관련 소식을 다뤘고, 13일자 아침신문들도 일제히 이 소식을 지면에 보도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1면에 다뤘다.
같은 날 감사원도 용산 대통령실 관저 공사 업체 선정 당시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2022년 12월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 후원 업체들이 수의계약으로 관저 공사를 수주한 데에 있어 불법성과 특혜 제공을 밝혀달라”고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코바나컨텐츠의 전시 후원을 한 업체 중 한 곳인 '21그램'의 특혜 수주 의혹을 밝혀달라는 내용이었다. 감사원은 관저 공사 업체 선정 당시 김건희 여사가 개입한 의혹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향신문은 13일 기사에서 “대통령실·관저 공사 과정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김 여사가 대표를 맡았던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업체들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관저 공사를 총괄한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은 김 여사가 기획한 자코메티전과 르코르뷔지에전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곳이어서 논란이 됐다”며 “21그램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감사원은 업체 선정과 관련해 '인수위에서 내부 관계자와 경호처 등으로부터 업체들을 추천받아 선정했다'는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하지만 누가 내부 추천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통령실·관저 이전을 총괄했던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21그램 선정 과정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에 대한 확인 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에 대해 참여연대는 “대통령실 눈치를 보면서 감사 기간을 연장하며 신간을 끌다가 결국 봐주기 결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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