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런갤을 가만히 보고있다 보면, 이른바 ‘패션 러너’라는 단어가 조롱의 도구로 자주 쓰인다. 비싼 장비에 세련된 착장을 한 러너들을 향해, 진심 없는 허세쟁이쯤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정말 ‘척’만 하는 사람들일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패션○○’이라는 말은 원래 겉으로는 특정 정체성을 드러내지만, 실제 삶이나 행동에서는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대표적으로 ‘패션 좌파’는 진보적 가치나 약자 보호를 말로는 외치지만 정작 삶은 기득권에 가까운 이들을 풍자하는 단어다. (본인 정치성향과 관계없음) 겉과 속이 다르다는 데에서 오는 모순을 꼬집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개념이 ‘패션 러너’에까지 무분별하게 확장되면서, 지금은 단순히 옷 잘 입고 멋내는 러너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러닝을 사랑하면서도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단지 자기만의 방식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것뿐이다. 좋은 러닝화나 예쁜 러닝복은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땀 흘리고, 기록보다는 감각과 기분을 중시하는 러너들도 많다.
당신이 에어로스위프트와 메타런 싱글렛, 알파플라이 3와 프로 4를 열심히 비교해가며 구매하는 모습과, 그들이 세티스파이(Satisfy)나 소어(SOAR)를 매치해 러닝을 즐기는 모습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모두가 ‘자기 방식으로’ 러닝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남의 방식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진심을 의심하거나 조롱하는 건, 달리기라는 열린 세계에 스스로 좁은 틀을 씌우는 일이다.
정작 비판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타인을 평가하는 데만 몰두하느라 자신의 러닝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가 천천히 뛴다거나, 인증샷을 찍는다거나, 멋을 부린다거나 하는 이유로 손가락질하는 시간에, 자신은 얼마나 즐겁게 달리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러닝은 기록 경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삶을 지탱해주는 리추얼이기도 하다. 누가 어떤 모습으로 뛰든, 그가 진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멋진 러너다. 조롱할 시간에, 당신의 러닝에 집중하라.
—
챗지피티와의 대화를 통해 평소 제 생각을 간결히 정리해보았습니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