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지난해 순익 2.7조원 '역대급'…총자산 500조 돌파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 사진=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이 시장의 우려를 딛고 연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총자산 500조원 시대'를 열었다. 비이자이익의 비약적인 성장과 자회사들의 견조한 수익력이 은행 본체의 수익성 둔화를 방어하며, 국책은행으로서의 건실함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 2조71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조3858억원으로 전년보다 1.7% 감소했지만,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그룹 전체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연결 순이익은 시장 실적 추정치(2조7357억원)를 소폭 하회했다.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연결 기준 4592억원으로, 추정치(4607억원)와 거의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 본업의 내실 강화와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동반 성장이 두드러졌다. 기업은행은 유망 혁신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환율 안정 효과에 힘입어 비이자이익을 크게 늘리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적극적인 중기대출 공급으로 이자수익 기반을 확대한 동시에, 조달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이자이익의 펀더멘털도 방어했다.

중소기업 금융 부문에서의 '리딩뱅크'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 말 대비 14조7000억원(5.9%) 증가한 26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4.4%까지 상승했으며, 은행권 최초로 총자산 500조원을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자산 건전성 관리 성과도 눈에 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년 말 대비 6bp(1bp=0.01%p) 하락한 1.28%를 기록하며 하향 안정화 흐름을 이어갔다. 대손비용률 역시 선제적으로 적립해 온 충당금 효과로 전년보다 1bp 개선된 0.47%를 나타내며 안정적인 관리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은행 순이익 및 보통주자본(CET1) 비율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주주환원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자본 여력도 개선됐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1.50%로 집계돼, 그간 시장에서 제기돼 온 자본 적정성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을 위한 고배당기업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는 2월 예정된 현금배당 관련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의 현금 배당성향은 CET1 비율 구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11~12% 구간에서는 35%, 12~12.5% 구간에서는 40%로 설정돼 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제한적인 국책은행 구조상 기업은행은 그동안 높은 현금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다. 이번에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부합하는 배당 확대나 세제 혜택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자회사 실적도 그룹 전체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IBK캐피탈은 2456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고, IBK투자증권도 5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IBK저축은행이 56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부진했지만, 그룹 전체 실적 흐름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첨단·혁신산업과 벤처투자, 소상공인 지원 등에 총 300조원을 공급하는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적극적인 자금 공급이 산업과 은행, 주주의 이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충하겠다"며 "지방 소재 중소기업과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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