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귀국 직후 “싸우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했던 안세영은 배드민턴계 문제를 정면으로 꺼냈고, 그 용기는 결국 민주평화상으로 돌아왔다.


[스탠딩아웃]= 안세영이 받은 것은 상패 하나가 아니었다.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회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은,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성적만 기린자리가 아니었다. 운영위원회는 안세영이 세계 정상에 올라 국민에게 희망을 준 점과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직후 배드민턴계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 원과 상패가 주어진다.
이 상의 무게는 선정 이유에 그대로 담겨 있다. 심사위원회는 안세영이 불이익과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실을 알린 용기와 기개가 4·19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이번 수상은 “잘해서”만 받은 상이 아니었다. 가장 높은 곳에 선 선수가 가장 불편한 말을 꺼냈기 때문에 받은 상에 더 가까웠다.
돌아보면 출발점은 공항이었다. 2024년 8월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안세영은 “난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말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했다. 그는 축하만 받으며 지나갈 수도 있었던 순간에, 선수 관리와 협회 운영 전반의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승자의 한마디치고는 너무 무거웠고, 그래서 더 오래 남았다.

그 뒤의 시간은 더 힘들었다. 문제의 본질은 선수 보호와 협회 운영이었지만, 논란은 종종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택규 당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안세영의 ‘인사’ 문제를 거론했고, 의원들은 이를 두고 안세영의 인성을 겨냥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관행을 말한 선수에게 돌아온 것이 위로보다 상처였다는 점에서, 그 장면은 한국 체육계의 낡은 민낯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번 시상식의 눈물은 더 크게 다가온다. 안세영은 이날 “이 상은 저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라 함께해 주신 모든 분의 노력과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말했다. 또 “과정에서 배움을 놓치지 않는 선수, 스포츠를 통해 많은 분께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상을 받은 사람의 소감이었지만, 오래 버틴 사람의 말처럼 들렸다. 크게 소리치지 않아도, 그 문장 안에는 지난 시간의 무게가 있었다.
안세영의 눈물이 특별한 이유는 여기 있다. 억울함만으로는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없다. 실력만으로도 여기까지 오기 어렵다. 안세영은 코트에서 결과를 냈고, 코트 밖에서는 침묵하지 않았다. 한국 스포츠는 종종 메달을 따는 선수는 사랑하면서도, 문제를 말하는 선수는 불편해한다. 하지만 이번 수상은 그 오래된 습관에 대한 늦은 수정처럼 보인다.

안세영은 왜 끝내 울었나. 약해서가
아니다.
너무 오래 강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문 출처: 스탠딩아웃(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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