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개국 입맛 잡은 K김치 정작 韓 밥상에는 중국산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11. 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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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K푸드 열풍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 치중됐던 한국산 김치 수입국이 미국과 유럽으로 다변화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90개국을 넘어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는 식자재 마트를 통해 식당에 납품되는데 국산 김치 가격이 오르자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식당이 늘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당은 여전히 김치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조금이라도 원가를 절감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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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4회 김치의 날
올해 수출량·국가 사상 최다
고물가에 식당 중국산 의존
수입 10% 늘어 최고치 육박

김치가 K푸드 열풍을 타고 전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 치중됐던 한국산 김치 수입국이 미국과 유럽으로 다변화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90개국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고물가 추세로 중국산 김치 수입이 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11월 22일은 정부가 2020년에 제정한 '김치의 날'인데 정작 국내에서는 중국산 김치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으로 김치 수입량은 23만6815t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김치 수입량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9년(30만6050t)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 수입은 사실상 100% 중국산에 의존하는데, 고물가에 따른 외식물가 급등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산 김치는 2021년 3월 한 남성이 수조에서 배추를 알몸으로 절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수입이 급감했지만 올해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제로 코로나' 봉쇄를 해제하면서 중국산 김치의 수입 단가가 지난해 평균 대비 10%가량 떨어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김치는 식자재 마트를 통해 식당에 납품되는데 국산 김치 가격이 오르자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식당이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산 김치 값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이 결과 외식물가는 매달 꾸준히 인상되고 있는데 음식 및 숙박업 물가는 지난달 4.7% 올랐다. 음식 및 숙박업지수는 일반적으로 외식물가 지표로 활용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당은 여전히 김치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중국산 김치로 조금이라도 원가를 절감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원자재 값 상승까지 겹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한국산 김치가 날개 돋친 것처럼 팔리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김치 수출량은 3만711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는데, 이 같은 추세를 지속하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김치 수출국이 다변화되고 있는데, 올해 국내산 김치가 수출된 나라는 93개국에 달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와 유럽에서 한국산 김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기간 국내산 김치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일본으로, 전체 수출량 가운데 46.5%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이 9040t(24.4%)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네덜란드는 3위였다. 최근 들어 한국 드라마가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해당 지역에서 한국산 김치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는 글로벌 김치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아예 현지에 생산 공장을 지으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종가집' 김치로 유명한 대상은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김치 공장을 세웠고 내년에는 폴란드에 신규 김치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김치가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며 "라면에 이어 대표적인 K푸드 상품으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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