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시간 늘어나는 한국 증시, 접근성 제고냐 가격 왜곡 부메랑이냐

이지은 기자 2026. 5. 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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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접근성 확대 기대…저유동성 따른 가격 왜곡 가능성도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정은보 이사장과 직원들이 기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프리·애프터마켓 도입을 통한 거래시간 연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이벤트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거래량이 분산돼 소량의 주문만으로도 주가가 요동치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28일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거래시간 연장 로드맵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거래시간을 늘리고, 내년 말에는 사실상 24시간 거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마켓이란 증권 거래소의 공식 거래 시간 외에 이루어지는 거래 시장을 말한다. 애프터마켓은 정규장 종료 이후 추가로 이뤄지는 시간외 거래 시장을 의미한다.

거래시간을 확대한 배경은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글로벌 투자자 유치 경쟁에 대응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경쟁력과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역시 거래시간 연장 논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최근 3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거래시간 연장으로 직장인 투자자들의 거래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를 제외한 현재 국내 증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만 정규 거래가 가능해 직장인의 실시간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야간 거래 체계가 도입되면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리 결정이나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글로벌 이벤트가 국내 증시 마감 이후 집중되기 때문이다.

다만 거래량이 분산되어 유동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총 거래대금이 늘지 않을 경우 시간대별 유동성이 얇아져 가격 왜곡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는 현재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26일 정규장 개장 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오전 8시~ 8시 50분)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전 거래일 대비 17.9% 추락한 24만 원에 체결된 것이다. 이날 가격 왜곡을 일으킨 체결 물량은 단 27주였다. 거래량이 적은 프리마켓 특성상 단 수십 주의 착오 주문만으로도 호가창이 비어버리면서 순식간에 가격이 널뛰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라 증권사들의 시스템 투자 부담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래시간이 길어질수록 전산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 부담이 함께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전산에 대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j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