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엔진음·변속 충격까지…‘감성 재현’에 집중한 AMG의 새로운 실험

메르세데스-AMG가 자체 플랫폼으로 개발한 첫 전기 스포츠 세단 ‘GT EV’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 차량은 엔진음·변속 충격·진동 등 내연기관 감성을 전기차에 이식해, 기존 AMG 팬들이 익숙한 주행감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2026년 출시 예정…최대 1300마력 삼모터 AWD 시스템 탑재
메르세데스-AMG가 순수전기차 시장에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했다. 기존 EQ 시리즈의 AMG 버전이 ‘진짜 AMG답지 않다’는 지적에 응답하듯, AMG 전용 플랫폼인 AMG.EA 기반으로 개발된 GT EV 프로토타입이 그 해답을 제시한다.

이번 시승 체험은 아직 양산 전 단계지만, AMG GT XX 콘셉트카의 양산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성됐다. 차량 외관은 위장막으로 덮여 있었고, 실내 역시 커버 처리돼 있었으나, 전반적인 실루엣은 GT XX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은 주행 모드 변화에 따른 감각의 전환이다. 기본 ‘컴포트’ 모드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을 제공하지만, ‘스포츠 플러스(Sport+)’ 모드로 전환 시에는 전혀 다른 경험이 시작된다. 이 모드에서는 가상의 엔진 사운드, 기어 변속 충격, 좌석을 통한 진동 전달까지 더해져 마치 V8 내연기관 차량을 모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러한 시스템은 실제 변속이 아닌 ‘가짜 변속’을 통해 구현되며, 가속 중 출력이 일부 제한되는 구조다. 즉, 성능 최적화보다는 감각 중심의 세팅이라는 점에서 기존 전기차와 다른 접근이다. AMG 측은 “빠르게 달릴 때 감각적 피드백이 부족하다는 전기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가속 중 ‘다운시프트’ 시점에 스로틀 블립(throttle blip) 효과가 들어가고, 감속 중에는 배기음 오버런(overrun)까지 재현돼 AMG 고유의 감성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큰 흥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차량은 후륜에 315mm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S5 타이어를 장착한 점에서도 고성능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설정을 보여준다. 운전석 포지션도 낮고 차체 폭도 넓어, 기존 E-클래스 전기차들과는 확연히 다른 ‘GT’ 지향성이 드러난다.
한편, 이러한 감각 중심 시스템은 AMG만의 시도는 아니다. 앞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N도 가상 엔진 사운드와 변속 시스템을 적용해 EV 퍼포먼스 부문에서 주목받은 바 있다. AMG 역시 감성 주행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로서, 이와 같은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셈이다.
물론 여전히 AMG의 V8 엔진 차량은 생산 중이며, AMG는 새로운 V8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GT EV는 최대 1300마력의 출력, 삼모터 기반의 AWD 시스템 등 내연기관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퍼포먼스를 갖춘 만큼, 단순한 대체 모델이 아닌 전기차 시대의 AMG 확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GT EV의 출시 시점은 2026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양산 모델이 공개되면 실제 주행성과 감각이 얼마나 실차에 반영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AMG가 전동화 시대에 어떤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이번 프로젝트는 그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EV-Hotissue 저작권법에 따라 허락 없이 무단 복제, 배포, 전재, AI 학습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