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의 최고봉?…긁을수록 더 가려운 ‘결절성 소양증’

임태균 기자 2024. 1. 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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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이나 음주 후 덥고 건조할 때 증상 심해져
발생 시 손대지 말고 약물치료 함께 도포제 사용해야

가려움증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불쾌한 감각을 뜻한다. 흔하고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가려움증을 겪는 이들에겐 더없는 고통이다. 가벼운 접촉이나 온도 변화, 정신적 스트레스 같은 일상생활 속 흔한 자극에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결절성 소양증(Prurigo nodlaris)은 ‘가려운 질환의 최고봉’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상상을 뛰어넘는 가려움으로 유명하다. 심할 경우 피부를 긁는 수준을 넘어 후벼 파야 할 정도의 고통이 뒤따른다. 결절성 소양증은 어떤 질환이고 대처법은 무엇일까.

게티이미지뱅크

◆가려운 질환의 최고봉=결절성 소양증은 심한 가려움이 동반된 다수의 결절, 즉 단단한 덩어리가 피부 표면에 나타나는 만성질환을 말한다.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해 빈혈‧간질환‧갑상선질환‧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임신‧신부전‧스트레스‧곤충물림(교상) 등이 먼저 발생할 수 있다.

결절성 소양증의 국내 연간 유병률은 피부과 외래환자 1000명 당 4.82명으로 비교적 드물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 평균 20대에 일찍 발생하고, 없는 경우에는 평균 50대에 늦게 발생한다. 최근에는 중장년층 인구의 증가로 결절성 소양증 유병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주된 증상은 수㎜에서 2㎝ 정도의 옅은 붉은색 또는 갈색 결절이다. 팔다리‧등‧엉덩이에 발생하며, 피부 표면 어떤 곳에든 생길 수 있지만 보통 팔다리에서 몸통으로 이어질 때가 많다. 결절과 함께 발생하는 가려움은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피부를 긁는 수준을 넘어 후벼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해당 부위의 이차감염으로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결절성 소양증에 따른 가려움은 자려고 누웠을 때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술 마신 후, 덥거나 피부가 건조할 때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초기 가려움 잡는 게 관건=결절성 소양증은 임상적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다른 질환과의 감별과 기저질환 확인을 위해 우선 자세한 병력이나 약물 복용여부를 묻는 게 일반적이다. 이외에도 ▲곰팡이 도말검사(KOH) ▲옴 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피부 조직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결절성 소양증은 피부를 긁으면 결절이 더 커지고 가려움이 악화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초기에 가려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 조절에 많이 사용되는 약이지만 결절성 소양증의 극심한 가려움을 조절하기에는 부족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결절성 소양증 환자들은 지금까지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조절제와 신경전달 체계를 조절하는 가바펜틴‧아미트립틸린 등을 많이 복용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듀필루맙(Dupilumab)과 여러 염증 경로를 조절할 수 있는 아누스키나제(JAK) 억제제가 개발돼 결절성 소양증 치료에 사용된다. 특히 듀필루맙은 2023년 12월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18세 이상의 중등도-중증 결절성 소양증 환자 치료제로 적응증을 인정받았다.

결절성 소양증이 발생하면 가급적 피부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피부를 차갑게 하는 쿨링 효과를 위해 가려움을 완화시키는 도포제(바르는 약)를 같이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면서 합성섬유보단 면 소재의 옷을 선택하고 샤워 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좋다. 술‧담배‧사우나‧때밀기 등이나 매운 음식도 가려움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혜성 교수는 “결절성 소양증 환자들은 불안‧우울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적절한 의료적 평가와 정신의학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며 “강박증이나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당뇨‧갑상선질환, 빈혈‧고형암‧혈액암이 동반된 경우도 종종 확인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이나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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