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교해봤습니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업비트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벤트와 신규 상장 확대 등으로 1위 사업자 업비트와의 격차를 좁혔다. 올해 금융당국의 제재와 빗썸과 KB국민은행 간 제휴 결과가 양사 점유율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국내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9시40분 24시간 기준 업비트의 시장점유율은 69%로 지난해 말(78.4%)보다 9.4%p 감소했다. 국내에서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총거래량 기준이다.
반면 빗썸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9.4%에서 27.9%로 8.5%p 증가하며 업비트와의 격차를 59%p에서 41.1%p로 17.9%p 줄였다. 향후 빗썸이 업비트의 점유율 21%를 가져오면 48.9%로 업비트(48%)를 0.9%p 앞서게 된다.
업비트의 점유율 일부는 코인원과 코빗이 가져갔다. 같은 기간 코인원의 점유율은 1.4%에서 2.5%로 1.1%p, 코빗은 0.4%에서 0.6%로 0.2%p 늘었다. 반면 고팍스는 0.3%에서 0%로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다.
빗썸 점유율 확대는 창립 11주년 이벤트로 신규 가입자를 모으고 가상자산을 대거 상장하는 등 영업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업비트의 거래량은 52억달러(약 7조6000억원)에서 55억달러(약 8조900억원)로 5.8% 늘어난 데 그쳤지만, 빗썸은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22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69% 증가했다.
올해 빗썸이 가상자산 거래량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이날 오전9시40분 기준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량은 79억달러(약 11조6000억원)로 전년 말의 66억달러(약 9조7000억원)보다 16.5% 늘었다. 증가량의 68.4%가 빗썸에서 거래됐다.
거래량과 사용자 증가 추세는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업비트의 영업현금흐름은 -17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유출로 전환됐다. 고객이 맡긴 예치금이 같은 기간 5600억원가량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빗썸의 지난해 3분기 영업현금흐름은 238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배 급증하며 업비트를 멀찍이 따돌렸다. 빗썸의 고객예치금은 같은 기간 3685억원 증가했다.

빗썸은 지난해 4분기 사용자가 급증하며 업비트를 바짝 추격한 만큼 현금흐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비상장증권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빗썸 사용자 수는 448만7888명으로 10월1일의 127만8162명보다 2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비트 사용자 수가 415만5420명에서 592만4702명으로 34.6% 늘어난 것과 차이가 크다.
업계는 올해 빗썸이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오는 3월 실명계좌 제휴 은행을 기존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변경하면서 이용자 유입 확대 효과를 누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NH농협은행은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은 반면 KB국민은행은 젊은 고객이 많고 모바일뱅킹의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제재 여부도 변수로 꼽힌다. FIU는 사업자 갱신 신고 신청에 따른 자금세탁방지 관련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8월 업비트가 고객확인제도(KYC)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 약 70만건을 발견했다. KYC는 가상자산 거래가 자금세탁등에 이용되지 않도록 고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제도다.
FIU는 지난달 21일 제재심을 열어 업비트 제재 논의를 시작했다. 처분이 확정되면 업비트의 신규 고객은 최장 3개월 동안 업비트에서 다른 거래소나 외부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옮길 수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만약 빗썸이 사업자 갱신 과정에서 FIU의 제재를 받지 않거나 업비트보다 낮은 처분을 받을 경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비트 제재 가능성 소식에 빗썸과 빗썸 관련 주가 반등세를 보인 이유다.
빗썸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가상자산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고객친화적 이벤트, 유망 신규 종목 상장 등이 맞물리면서 빗썸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과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차별화된 서비스와 이용자 중심의 운영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