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 위기...나라 무너지는 건 한 순간" 경제수장 OB들의 조언

세종=유재희 기자 2022. 11. 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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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안보, 에너지, 보건, 인구 등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빠졌다."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선진국이 됐지만 우리나라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선진국 지위를 지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강경식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21일 서울 동대문구 글로벌지식협력단지에서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에 모인 24명의 전직 경제부총리 및 장관들은 현재 상황을 위기로 진단하면서 규제개혁, 공공부문 개혁, 정치권과의 협업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경식, 진념, 최경환, 권오규, 장병완 등 24명의 재경회·예우회 회원과 7명의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재경회·예우회는 기획재정부,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 재무부, 재정경제부 등에서 퇴직한 관료들의 모임이다.

이들 선배 경제수장과 비공개 오찬을 가진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참석한 분 가운데 일부에서 과거와 같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여전히 유효하고, 5개년 계획이 중단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해 정책 방향성, 비전을 제시하는 형식의 5개년 계획 등 중기 계획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그러나 (이번 행사는)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찬성, 반대하는 자리는 아닐 뿐 더러 기재부 역시 동의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원은 아니어서 참고로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직 경제부총리, 장관 등은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물가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동시에 해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민·언론·기업들의 힘을 모아 극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정부의 역할과 관련, "국가주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규제개혁, 공공부문 개혁 필수적"이라며" 기술개발, 노동개혁, 교육개혁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또 정치권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정치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통합을 이끌고 갈등을 해소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치와의 협력이 중요하므로 경제 관료는 정치인들을 설득, 지지·호응을 이끌어내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전직 경제부총리 및 장관들은 "정부는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며 규제개혁, 공공부문 개혁, 정치권과의 협업 등을 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들었다.

강 전 부총리는 "지금 정부에서 일하는 분들이 저희 때와 다른 상황을 맞은 것은 여소야대라는 점"이라며 "현실적으로 봤을 때 내후년 총선 때까지 야당을 설득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당의 금투세 유예 조건으로 제시한 대안) 관련해선 (정부의) 입장 변화는 없다"며 "(야당이) 증권거래세를 0.15%까지 인하하자는 것은 금투세 유예에 관해 진정성 있게 동의하면서 제시하고 있는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증권거래세를 0.15%로 추가 인하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상향을 철회하면 금투세 시행을 내년에서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정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 주식시장이 불안정하고 취약하기 때문에 금투세 2년 유예를 제안했고, 동시에 증권거래세를 0.23%에서 0.20%로 낮추는 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야당은)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고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관해 비판해왔는데, 세수 감소가 1조원 이상 되는 안(증권거래세 0.15%로 인하)을 불쑥 제시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여소야대 국면에서 세법 개정의 새로운 대안이 있는지에 대해선 추 부총리는 "고심 끝에 제안(국회 제출)한 세제 개편안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을 (야당에) 적극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며 "12월 2일이 예산안 통과 법정 시한인 만큼 정부 예산안, 세제 개편안이 법정 기한 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하고 국회도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다주택자 대상 부동산 세금 중과 문제에 대해 추 부총리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과중한 이런 상황에서 최근 집값까지 하락하고 있는데, (현재의) 중과 체계를 가져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세율을 높여 적용하는 문제든, 다주택자에 징벌적으로 중과하는 문제는 부동산값이 폭등할 때 시장 안정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민주당(야당)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걱정할 정도로 판이한 형국이기 때문에 부동산시장 과열 때 도입한 정책은 당연히 폐기되고 정상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5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관련 6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추 부총리는 "모든행사의 일정이나 장소,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국민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대한민국 발전 60년의 조망과 평가, 앞으로의 대한민국 미래 60년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실제 정책 수립에 참여했던 분들, 국내·국외 전문가들과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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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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