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미언 허스트’ 상어를 한국에서…亞 최초 대규모 개인전
40여 년 작품 세계 망라…50여 점 전시
‘천 년’·‘살아있는 자’ 등 최초 공개 ‘기대’
![데이미언 허스트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 [개인 소장.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 2026. Photographed by Prudence Cuming Associates]](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153259584qlcj.png)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잘린 소의 머리와 파리 유충, 살충기가 거대한 유리 진열장 안에 함께 들어 있다. 모형이 아닌 실제 동물을 날 것 그대로 마주한 관람객은 충격과 동시에 삶과 죽음을 생각해 보게 한다.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천 년’(1990)은 공개된 지 36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관객은 유리 구조 안의 내용물을 볼 수는 있지만 개입할 수는 없다. 이는 죽음이라는 예정된 결과를 앞둔 채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연상시킨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 한국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을 오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데이미언 허스트가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153259853hica.jpg)
허스트는 1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네 번째 방문이고, 올 때마다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한국은 정말 훌륭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40년 동안 예술가로 활동하면서 걸어 온 커리어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님과 큐레이터들께서 훌륭하게 전시로 준비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허스트는 영국 출신으로 세계 미술사에 이름을 강력하게 새긴 작가다. 그는 영국 미술의 세계적 부활을 알리는 주인공이었다”며 “악동 같은 행동을 하지만 예술에 대한 매우 진지한 태도와 일관성 있는 주제 의식으로 현대 사회 속 기술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온 작가”라고 소개했다.
이어 “허스트의 전시를 한국에서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이번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게 됐다”며 “작가의 40년간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라고 밝혔다.
1965년 영국에서 태어난 허스트는 대학교 재학 중이던 23세에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그룹전 ‘프리즈’(1988)를 주도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모인 작가들은 ‘YBA(Young British Artists)’라 불리는 새로운 예술가 세대의 주축으로 떠올랐고, 이 전시는 영국 미술의 지형을 바꾼 사건이 됐다.
이번 전시는 1984년부터 2026년까지 40여 년에 걸친 허스트의 작품 세계를 망라한다. 그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죽음과 삶, 인간의 복합적 감정과 욕망을 담은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파격적이고 스펙터클한 작품을 통해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재정의한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천 년’,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 ‘신의 사랑을 위해’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데이미언 허스트 ‘천 년’. [개인 소장.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Artimage 2026. Photographed by Roger Wooldridge]](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153300114nmcy.png)
전시는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 “침묵의 사치”, “작가의 스튜디오: 진행 중인 연작” 등 4부로 구성된다.
1부 “모든 질문에는 의심이 따른다”에선 작가의 초기작에 주목한다. 10대 말~20대 초 시기의 콜라주 작품들, 첫 개인전에 출품한 시체 안치소 사진, 그의 대표 연작인 ‘스팟 페인팅’(1986)과 ‘스핀 페인팅’(1999)의 초기 버전이 모두 소개된다. 이 작품들은 그의 작업 세계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관심, 색채와 형식을 둘러싼 미학적 고민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준다.
2부 “우리는 시간 속에 산다”는 유리 진열장을 사용한 대형 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포르말린 용액이 담긴 유리 수조 안에 거대한 상어를 넣은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은 2012년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전시 이후 처음 공개된다. 허스트를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 ‘천 년’의 진본도 직접 볼 수 있다.
3부 “침묵의 사치”에선 과학과 종교, 예술의 복잡한 관계를 다룬 작품들을 소개한다. 가톨릭 가정에서 성장한 작가는 과거 종교가 누렸던 권위를 현대 의학과 자본이 대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서 그 믿음의 이면에 깔린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시각화했다.
알약과 약장을 이용한 작품들은 의학에 대한 맹신, 그 이면에 깔린 영생의 욕망을 시사한다. 전시장 안쪽에는 ‘약국’이 차려져 있는데, 이 공간은 작가가 1998년 런던에서 6년 간 운영한 ‘약국’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재현한 것이다.
인간 두개골을 백금으로 주조해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신의 사랑을 위해’(2007)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삶의 무상함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수천 마리의 나비 날개를 사용해 제작한 삼면화 ‘신의 무한한 권능과 영광을 묵상하며’(2008), 성인이나 천사, 신화적 동물의 일부를 해부한 조각들 ‘성 바르톨로메오, 극심한 고통’(2007), ‘천사의 해부도’(2008) 등은 종교와 과학, 예술의 미묘한 접점을 보여준다.
마지막 “작가의 스튜디오: 진행 중인 작업들”은 런던에 있는 허스트의 작업실을 MMCA스튜디오에 그대로 옮겨 온 공간이다. 미공개 회화 작품들과 작가가 전시 직전까지 작업하던 캔버스, 사용했던 붓과 페인트, 작업복과 신발,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 등은 창작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전시장을 꾸미는 데 직접 참여한 허스트가 거울에 한글로 써 놓은 “사랑해요 대한민국” 문구도 눈에 띈다.
![‘데이미언 허스트: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전시 전경. [Photographed by Prudence Cuming Associates Ltd. © Damien Hirst and Science Ltd. All rights reserved, DACS 2026.. 국립현대미술관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8/ned/20260318153300401rgvh.png)
허스트는 센세이셔널한 작품과 실험적인 행보로 논쟁의 중심의 서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의 사회 구조와 관념에 의문을 품고,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며 현대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집가이자 기획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지속하며 예술의 발굴과 확산에 힘썼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같은 거장에서부터 동시대 젊은 작가에 이르기까지 3000여 점의 작품을 수집해 자신이 운영하는 런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에서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김 관장은 “동시대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이끌어 온 국제적인 작가의 혁신적 실험과 작품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국내외적으로 의미 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 사회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의 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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