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름 중 하나가 바로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 이탈리아어 Alpe di Siusi / 독일어 Seiser Alm)'입니다.
해발 1,800~2,300m에 펼쳐진 이곳은 유럽 최대 규모의 고산 초원으로,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돌로미티의 보물 같은 장소예요.
봄과 여름에는 끝없이 이어진 초록빛 들판과 야생화, 멀리 보이는 돌로미티 봉우리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지고, 가을에는 황금빛 억새와 단풍이 더해져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겨울이 되면 스키와 크로스컨트리의 천국으로 변신하니,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이유가 분명한 곳이지요.

알페 디 시우시로 가는 시작점 - 오르티세이
알페 디 시우시는 차량 진입이 제한된 보호구역이라 대부분 케이블카 또는 버스를 이용해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마을에서 케이블카를 타느냐가 여행 동선을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예요.
그 중 오르티세이(Ortisei)에서 출발하는 루트가 가장 인기 있으며 한국 여행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루트입니다.
Ortisei – Alpe di Siusi 케이블카 이용
마을 중심이 아기자기하고 숙소·식당 인프라가 좋음
세체다와 연계하기 쉬워 하루 코스로 최적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넓은 초원이 펼쳐지고, 짧은 산책만으로도 돌로미티 특유의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오르티세이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체력에 따라 1~2시간 코스부터 반나절 트레킹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를 트레킹하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오르티세이마을은 다음편에 보여드릴게요.

알페 디 시우시 트레킹은 알페 디 시우시는 '정복하는 산'이 아니라 걸으며 즐기는 초원입니다.
초보자도 걷기 좋은 돌로미티 최고의 초원길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 경험이 없어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고, 코스 선택만 잘하면 체력 부담 없이 돌로미티의 핵심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루트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 원하는 코스를 선택해 원을 그린 후 리프트를 타고 원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시야가 한 번에 트입니다.
숲과 바위를 지나 도착한 곳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초원입니다.
알페 디 시우시는 유럽 최대 규모의 고산 초원으로, 인공적인 요소가 거의 없어 풍경이 단순하고 깔끔합니다.
완만한 언덕과 잘 정비된 트레킹 길이 초원 위를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걷는 동안 어디를 봐도 시야가 막히지 않습니다.
초원 너머로는 돌로미티 산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산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납니다.
이곳의 장점은 접근성과 개방감입니다.
곤돌라로 쉽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고산 지대 특유의 넓고 시원한 풍경을 바로 만날 수 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는 ‘대단한 풍경’이라기보다 걷기 좋고, 오래 머물기 좋은 초원입니다.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오솔길을 따라가다보면 길은 아스팔트로 바뀌고 버스와 마차가 등장하는 현대적인(?) 트레일이 나옵니다.
알페 디 시우시를 효과적으로 트레킹 하기 위한 방법으로 추천되는 방법 중 하나인 버스와 전통적인 트레일이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짧은 아스팔트길을 거쳐 알페 디 시우시는 본연의 초원길로 인도합니다.

알페 디 시우시를 트레킹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인 리치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짧은 코스를 택하느냐, 긴 코스를 택하느냐의 갈림길이 시작되죠.



알페 디 시우시를 길게 돌기 위해서는 이 익살스러운 인형을 유념해서 봐야 합니다.
넓은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인형 왼쪽으로 보이는 오솔길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죠.



초원을 크게 한 바퀴 도는 가장 긴 코스를 택해서 걸었습니다.
이곳까지 왔는데 가장 긴 길을 걸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조금 욕심을 내보기로 했죠.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완만한 흙길과 초원이 번갈아 이어지고, 멀리 사소룽고 봉우리가 계속 시야에 걸렸습니다.
소 방울 소리, 산장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 그리고 어디를 봐도 엽서 같은 풍경들 덕에 지칠질 모르고 걸었던 길이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를 도는 가장 긴 코스를 택했다면 만나게 되는 살트리아 호텔
계속 내리막이 이어지다 여기서부터는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평소 산을 안타신 분이라면 조금 버겁게 느껴지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돌로미티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여유를 갖고 천천히 즐기면서 걷는 곳입니다.
느리다고 눈치볼 필요도 없고, 타박 줄 사람도 없는 곳이나 돌로미티 알페 디 시우시를 오시는 분들은 꼭 이곳까지 찍고 올라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엄마와 딸들이 핑크색으로 맞춰 입어서 더 예뻤던 가족
돌로미티는 힐링 트레킹 코스라 유난히 가족 여행객들이 많은 길이기도 합니다.

다소 가파른 오르막길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사소롱고 산군에 넋을 잃고 셔터를 누르게 되는 곳

인근에 골프장이 있는지 로스트볼을 파는 알프스의 요정들이 너무 예뻐서 한컷 찍었네요


다시 너른 평야로 들어서고 셀라산군과 사소롱고를 배경으로 한 알페 디 시우시의 아름다운 광경들이 펼쳐집니다.



리프트 타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드넓은 초원위에 자리잡고 즐기는 수많은 행락객들이 즐기는 모습을 마주치게 됩니다.
알프스의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일광욕하는 사람들, 넓은 초원을 놀이터 삼아 뛰어노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돌로미티는 트레커들의 천국이기도 하지만, 잠시 머무르며 지친 삶의 마침표를 찍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을 몸소 보고 느낀 장면이었습니다.

리프트 승강장에 도착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 긴 코스를 타게 되는 경우에 걸어서 원점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여기서 리프트를 타고 쉬엄쉬엄 올라가는 방법을 택합니다.

알페 디 시우시 트레킹 후 다시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는 길에 펼쳐지는 오르티세이 마을의 풍경입니다.
알페 디 시우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초원에서 내려와 오르티세이 마을의 시간과 호텔 근처 셀 바 디 발 가르데나 (Selva di Val Gardena)의 풍경을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마을 안쪽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 산악열차를 타고 아주 짧게 오르게 되는 라시체사.
그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알페 디 시우시와는 또 다른, 조용하고 깊은 돌로미티의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 호텔 근처에서 바로 탈 수 있었던 Ciampionoi 케이블카를 타고 만날 수 있는 셀바 디 발 가르데나(Selva di Val Gardena) 의 풍경도 함께 담아볼 예정입니다.
초원의 하루가 끝나고, 마을과 산이 다시 이어지던 순간들.
다음 편에서는 오르티세이의 저녁 풍경과 천천히 올라 만났던 전망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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