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화성 M&A 분석] ①'200%대 경영권 프리미엄' 책정 배경은 리스크 보상

/사진=동아화성 제공

특수 고무부품 제조업체 ‘동아화성’을 36년간 이끈 임경식 대표가 거금을 받고 지분 모두를 처분한다. 임 대표가 1949년생으로 희수(喜壽)를 목전에 두면서 경영권 매각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중에 넣을 전망이다. 시장가의 200%대 규모로 책정된 ‘경영권 프리미엄’ 덕이다.

거래가 주당 2만원…웃돈 '211%'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동아화성의 최대주주인 임 대표와 그의 특수관계인은 지난 15일 보유 지분 전량(687만2558주)를 기자재 전문업체 ‘삼영엠텍’에 양도하기로 했다. 지분율로 환산하면 43.5% 규모다. 최대주주 임 대표(40.64%)를 비롯해 부인 손자경(0.51%), 성락제 전 공동대표(1.03%) 지분이 포함됐다.

주당 거래가격은 2만원으로 책정됐다. 주식양수도계약(SPA) 체결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종가와 단순 비교해 211% 수준의 웃돈이 얹어진 셈이다. 이에 따른 구주 거래 규모는 총 1333억원이다. 이는 같은 날 회사의 시가총액 119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인수자 측은 양수가액을 산정하기 위해 최근 2년간 진행된 상장사 인수합병(M&A) 사례를 표본으로 삼았다. 이들 M&A에 적용된 경영권 프리미엄이 최소 -19.98%에서 최대 252.28%인 점을 근거로 이번 거래의 주당 평가액이 합리적 수준에 속한다는 결론을 냈다.

삼영엠텍의 주식 양수 적정성 평가를 맡은 외부평가기관은 “실제 양수 예정가액 2만원은 기준주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한 주당 평가액을 고려할 경우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순 구주 양수도만으로 이뤄지는 거래에서 이 정도 수준의 프리미엄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병행될 경우 인수자가 구주를 비싸게 사더라도 신주를 싸게 취득해 평균 단가를 조정하는 구조가 흔하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신주 발행 없이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만 매입하는 ‘순수 구주거래’로 진행된다. 따라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200%를 넘어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도자에서 채권자로…이자수익은 '덤'

일각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번 M&A의 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대표가 동아화성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삼영엠텍 측의 회사채를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영엠텍이 지불해야 하는 총 1333억원의 인수대금 가운데 500억원을 회사채 발행 형태로 임 대표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M&A에 동원되는 인수금융을 금융기관이 아닌 매도자가 제공하는 셈이다.

이는 삼영엠텍의 자금 상황을 고려해 인수 부담을 낮추고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이 20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임 대표 입장에선 매각 대금 중 상당 부분의 회수 시점이 늦춰지고, 인수자 측의 신용도에 따른 채권 리스크를 일정 부분 떠안게 되는 셈이다. 211%라는 초고가 프리미엄은 이 같은 매도자의 리스크 분담에 대한 일종의 보상조치라는 분석이다.

임 대표는 회사채 인수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만큼, 일정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삼영엠텍에 따르면 해당 회사채는 만기 2년에 연간 5% 수준의 이자율로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 후 2년 뒤 회사채가 상환된다고 가정하면 임 대표는 총 55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회사채 인수 계약일이 이번 M&A의 중도금 납입일 이후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영엠텍이 계약금과 중도금 합산 666억원을 임 대표 측에 먼저 지급해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외부 금융기관 차입 등 다른 방식의 인수자금 조달이 선행돼야 한다. 임 대표는 인수자 측의 자금 마련 부담을 일부 덜어주되 회사채 인수를 늦춰 하방 안정성을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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