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외국인 통합계좌 국내 ETF 투자 열린다...레버리지·인버스는 제외

올해 하반기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금융 당국이 외국인 통합계좌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을 개별 주식 종목에서 ETF·ETN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과도한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초 자산을 2배 이상 추종하는 레버리지(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 투자는 제외하기로 했다.
2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22일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ETF·ETN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규정변경 예고를 공시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지난 2017년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인 ‘역(逆)서학개미’의 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해외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에 자사 명의 계좌를 열고, 외국인 투자자들로부터 한국 주식 거래 주문을 접수받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개별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투자용 계좌를 열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외국인 통합 계좌를 통해 개별 주식 종목만 거래할 수 있었다. 금융위는 ETF·ETN도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ETN 거래는 제한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하이닉스 2배 추종 레버리지 상품도 마찬가지로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역서학개미 투자 자금이 급격히 몰리면서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이번 개정안은 국내 증시 호황기를 맞아 외국인 투자금을 적극 유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자본시장 글로벌화를 위해 외국인 통합 계좌를 통한 국내 ETF·ETN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해외 증권사들로부터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와 같은 개별 종목 말고 전체 지수를 담을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가 꾸준히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ETF와 ETF 투자가 열리면서 외국인 개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외국인 통합계좌를 통한 거래대금은 5조8000억원, 순매수 규모는 2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ETF 투자금까지 몰리면 국내 증시 호황을 키우는 것은 물론,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압력을 낮추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 당국은 오는 7월 1일까지 규정변경 예고를 마치고, 올해 하반기 중 제도 정비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법제화를 완료하기 이전에는 ‘비조치 의견서’를 통해 ETF·ETN 판매 준비를 마친 증권사부터 선제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외국인 통합계좌 관리를 위한 세제 정비는 남은 과제로 꼽힌다. 현행 세법상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해 얻은 배당 소득은 국내 금융사가 세금을 원천징수하지만, ETF와 ETN의 경우는 관련 규정이 없다. 재정경제부는 7월 세제 개편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세정 당국이 유권 해석을 통해 도입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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