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나?···‘공항 연예인 전용 출입문’ 꼼수 발표·기획사 차별 논란

류인하 기자 2024. 10. 24. 12: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예인 출국 시 인천공항 혼잡 상황.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예인 전용 출입문’ 논란을 빚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국회 국정감사를 피해 공항내 연예인 출입과 관련한 계획을 내놓으면서 ‘꼼수’ 발표라는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제공한다는 공문을 대형 연예기획사 위주로 발송해 중소형 기획사 차별 논란도 제기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종합감사에서 “인국공은 국감이 끝나자마자 연예 기획사에 ‘아티스트 출국 시 협조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제공할테니 이를 이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면서 “국감 내내 ‘과잉경호’ ‘황제경호’ 등을 지적할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국감이 끝나자마자 슬그머니 나왔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국공 국정감사는 지난 22일 진행됐다.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씨가 출국하는 과정에서 팬을 비롯한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민간 경호원들이 공공시설인 공항 출입문을 임의로 통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항 내 안전문제 및 연예인 과잉경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감 당시 관련 질의가 이어졌으나 인국공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국감 다음날인 23일 공문을 연예 기획사에 발송한 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전 의원은 “국민은 (연예인 전용 출입구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연예인의 서열화, 계급화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전 의원은 공문 수신자가 대부분 대형기획사인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공문 발송한 곳을 보면 소형 소속사는 있지도 않다”며 “임영웅이 속해 있는 ‘물고기 뮤직’에는 발송하지 않았다. 공문 수신자를 보니 주로 대형기획사”라고 했다. 이어 “변우석은 되고 임영웅은 안 되는거냐”라며 “어떻게 이런 기준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국감이 끝나자마자 공문을 보낸 건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라고 질타했다.

맹성규 국토위 위원장도 “의원들이 국감이 끝나고 뉴스를 보고 알게 해도 되는 것이냐”라고 질책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사장은 “‘연예인 전용 출입구 지정’은 지난 국정감사 때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지적사항이었다”라며 “변우석 사건을 겪으면서 출입구 분리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준비 중이던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감을 피해서 연예인에게 특혜를 주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국공의 이번 조치가 연예인을 위한 별도의 출입문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승무원·조종사들이 쓰는 출입문을 함께 이용하는 것으로, 사용 희망시 사전에 신청 공문을 제출하면 된다. 시행시점은 오는 28일부터다.

연예인 특혜 논란이 커지자 인국공은 지난 23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번 조치는 연예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장 혼잡상황에 대비해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및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 및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가 된 유명인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