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점·신규제한'…싱가포르 악조건 불구 현대차 점찍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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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입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
싱가포르는 총 3가지 카테고리로 자동차를 분류하고 총 등록대수를 통제하고 있다.
싱가포르 자동차 시장은 오래전부터 일본 브랜드가 주류였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택한 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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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생산, 서비스 한꺼번에
싱가포르 친환경차 정책 맞춰 운영
[싱가포르=정민주 기자] 자동차 구입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 바로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에서 현대자동차의 소나타 한 대는 무려 2억원에 거래된다. 수입세부터 등록비까지 높게 책정된 탓이다.
또 수요가 있다고 해도 바로 매매되는 구조도 아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에 따르면 전체 등록대수는 약 65만대로 제한적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2018년 도입한 '자동차 증가율 0% 정책'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총 3가지 카테고리로 자동차를 분류하고 총 등록대수를 통제하고 있다. 쉽게 말해 기존 자동차 소유주가 번호판을 반납해야 다른 사람에게 구매 기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싱가포르에 HMGICS 설립한 이유
이 정도만 봐도 싱가포르는 자동차 사업에 유리한 시장은 아니다. 일본 메이커에 비해 후발주자로 들어간 한국 완성차업체에겐 더욱 쉽지 않다. 싱가포르 자동차 시장은 오래전부터 일본 브랜드가 주류였다.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과시 중이다. 토요타와 혼다 점유율만 합산해도 60% 정도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앞서고 있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합산 10%다.
그동안 점유율을 많이 끌어올렸다지만 한계가 분명한 시장이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싱가포르를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최초의 도심형 모빌리티 혁신센터(HMGICS)를 이곳에 세운 것에서 그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약 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된 HMGICS는 연구·개발(R&D), 생산, 서비스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복합 공간이다. 현대차그룹이 모든 사업을 한 공간에 둔 건 이곳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공장 및 국내 울산공장과 더불어 이곳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싱가포르 전기차 시대 주도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를 택한 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2040년까지 모든 자동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게 힘을 실어줬다. 204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게 목표이지만 구매 절차를 감안하면 사실상 2030년부터 모든 등록은 친환경 모델만 가능하다.
싱가포르가 언급하는 친환경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다. 이 중에서도 전기차 비중을 가장 크게 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20년 4%에서 2030년 65%, 2050년 1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차 구매자에게 등록비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HMGICS는 전기차 생산 준비를 마쳤다. 연초에는 전기차 초도 물량 100대를 생산했다. HMGICS 운영이 본격화되면 연간 3만대 이상의 전기차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주력 모델은 아이오닉5다. 향후 아이오닉6, EV6 등 다른 전기차 모델도 생산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싱가포르에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 현대차그룹은 지금보다 높은 입지를 점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기술력에서 일본 브랜드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순위는 7위다. 중국을 제외하면 4위다.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정민주 (minj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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