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배울까, 파마도 해야지…"반값 할인" 수험생들 북적

최지은 기자, 김온유 기자 2023. 11.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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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운동부라 입시기간 항상 갇혀서 운동만 했는데 이제 자유를 누리고 싶어요."

20일 낮 12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만난 박준영군(19)은 이같이 말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운전학원 관계자도 "상담 전화도 많이 오고 등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대부분이 2005년생으로 수험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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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마친 2005년생들 '버킷리스트' 실행 시작
"제일 먼저 운전면허 따고파" 면허시험장도 북적
대목 맞아 반값 할인·전용 회원권 등 맞춤 마케팅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첫 주말인 19일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의 한 상점에 수험생 할인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11.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제가 운동부라 입시기간 항상 갇혀서 운동만 했는데 이제 자유를 누리고 싶어요."

20일 낮 12시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만난 박준영군(19)은 이같이 말했다. 박군은 지난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자마자 운전학원에 등록한 뒤 이날 기능시험을 위해 시험장을 찾았다. 그는 "수능 후 면허를 가장 먼저 따고 싶었다"며 "면허를 따고 나면 친구들과 여행부터 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태훈군(19)도 이날 운전면허 필기시험 접수를 위해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았다. 이군은 "수능 끝날 때까지 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있었다"며 "지금이 아니면 시간이 안 날 것 같아 제일 먼저 운전면허를 따러 왔다"고 밝혔다.

딸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한 중년 남성은 "필기시험을 보고 난 뒤 딸에게 직접 운전 연수를 해 줄 생각"이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운전학원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많이 등록하는 지금이 대목"이라며 "올해도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많이 등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운전학원 관계자도 "상담 전화도 많이 오고 등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며 "대부분이 2005년생으로 수험생"이라고 말했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입시 기간 못다 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영업자들도 '수능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험생 쟁탈전에 나섰다. 수험생을 겨냥한 맞춤 할인 상품들도 내놓고 있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입시 기간 못다 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영업자들도 '수능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험생 쟁탈전에 나섰다. 수험생을 겨냥한 맞춤 할인 상품들도 내놓고 있다. 서울 노원구 한 헤어샵에 수험생 할인 안내 홍보물이 붙어있다./사진=김온유 기자


정모양(18)은 수능을 치른 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머리 스타일 바꾸기를 꼽았다. 정양은 "엄마가 수능 끝난 뒤에 머리 스타일을 바꾸라고 해서 검정 단발머리로 오랜 시간을 버텼다"며 "파마나 염색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설모양(18)도 "머리 스타일 시술을 받을 때 시간이 많이 드니 수험생 때 딱히 미용실에 갈 일이 없었다"며 "수능도 끝났으니 파마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용실들도 반값 할인 등 프로모션 상품을 제시하면서 수험생 잡기에 나섰다. 노원구 헤어샵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유모씨(25)는 "수능 당일에만 수험생 할인으로 시술을 받으러 온 학생들이 10명 있었다"며 "50% 할인해 매출 자체가 크게 는다고 할 순 없지만 신규 손님들이 많이 온다"고 했다.

또 다른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임모씨(31)는 "수험생들 덕에 매출이 조금 는다"며 "여학생들의 경우 파마와 염색 시술이 많고 남학생들은 대부분 파마하고 간다. 수험생들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시술한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앉아있던 책상에서 벗어나 건강관리나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택한 학생들도 많다. 올해 수능을 친 민모군(21)은 "앉아있던 시간이 많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서 자세가 많이 틀어졌다"며 "자세 교정과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원구의 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전모씨(24)는 "11월에서 12월 사이 수험생 등록이 특히 많은 편"이라며 "1개월에 7만원, 3개월에 16만원 정도인데 2달만 등록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2개월에 10만원 하는 회원권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취득 등 자기계발에 나선 학생들도 적지 않다. 20일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필기시험을 접수하던 이태훈군(19)은 "수능 끝날 때까지 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있었다"며 "지금이 아니면 시간이 안 날 것 같아 제일 먼저 운전면허를 따러 왔다"고 밝혔다. 한 수험생이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김온유 기자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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