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면 늘 바다만 떠올리기 쉽지만, 그 너머를 천천히 걸어보는 여정은 어떨까. 단순한 풍경 구경을 넘어, 바다와 숲, 그리고 고요한 시간까지 함께 품은 곳.
삼척의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단지 ‘예쁜 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트레킹 명소다.
모래사장을 지나 대나무 숲을 걷고, 눈앞에 펼쳐지는 해안선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이 길은, 걸음마다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 자연의 선물 같은 장소다.
섬에서 육지가 된 덕봉산

삼척 맹방해수욕장의 푸른 물결에 발을 담그고 나면, 바로 옆에 이어지는 또 하나의 여정이 기다린다. 본래 바다 위에 떠 있던 섬이 육지와 연결된 독특한 지형,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가 바로 그곳이다.
‘더멍산’이라 불리던 이 산은 조선시대의 지도에도 그 모습을 남긴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으며, 물독을 닮은 둥근 형태가 인상적이다.

탐방로 입구는 맹방해변 외나무다리에서 시작된다. 초입부터 시원한 바닷바람이 반겨주는 이 길은 해안과 내륙, 두 개의 코스로 나뉜다.
해안코스는 기암괴석과 맑은 바다가 어우러진 626m의 바닷길이고, 내륙코스는 대나무 숲 사이로 317m 이어지는 오솔길이다.
각각의 코스는 짧지만, 오르막과 계단이 있어 체력 소모는 적지 않다. 하지만 풍경이 선사하는 보상은 그 이상의 가치를 안겨준다.

두 코스의 중심부에는 ‘천국의 계단’이라 불리는 구간이 있다. 길지 않은 계단이지만, 그 위로 오르는 발걸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며 여행자의 숨을 멈추게 만든다.
아래로는 유리처럼 투명한 바다가 반짝이고, 옆으로는 시원한 해풍이 뺨을 스친다. 눈앞에는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자연이 그린 한 폭의 그림이 계속해서 바뀌며 이어진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덕봉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의 전망대에서는 삼척 해안의 아름다움을 가장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푸른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어선들이 망원경을 통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전망대 옆 인증샷 명소 간판은 추억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단순한 산책 이상의 감동으로 남는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의 진가는 코스 전체를 걸어야 비로소 느껴진다. 이곳은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 감각을 깨우는 힐링의 여정이다.
바닷길을 걸으며 짠내 가득한 해풍을 마시고, 대나무 숲 사이를 지나며 초록의 냄새를 들이마시는 그 순간순간은,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난 진짜 여행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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