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장 개장 전 거래 시간대인 프리마켓에서 대한민국 증시의 절대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순식간에 20% 가까이 폭락하는 전대미문의 소동이 발생했다.
오전 8시 개장 직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인 24만 원에 거래가 체결되면서 주식 커뮤니티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공포와 혼란이 극대화되었다.
다행히 주가가 급변할 때 발동되는 변동성완화장치(VI) 덕분에 실제 대량 투매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거래소 간 매매 방식 차이로 인한 시장 왜곡 리스크가 정면으로 부각되었다.

이번 소동의 진원지인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측은 개장 직후 발생한 비정상적 체결에 대해 단순한 주문 실수로 추정된다며 세부 파악에 나섰다.
놀라운 점은 삼성전자의 거대한 시가총액을 무색하게 만든 당시 체결 수량이 고작 27주 수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은 한국거래소의 단일가 매매와 달리 매수와 매도 호가가 일치하면 즉시 체결되는 접속 매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이례적인 24만 원짜리 매매 주문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며 순식간에 차트를 망가뜨렸다.

문제는 대형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가격 널뛰기 현상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24일에는 프리마켓 개장 직후 반대로 20% 가까이 폭등한 25만 원에 거래되는 소동이 있었고, 앞서 2월 6일에는 장 초반 무려 30%가량 추락한 11만 1,600원에 체결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동성이 극도로 적은 시간대를 노려 소량의 주문만으로 의도적인 시세 왜곡을 유도하는 장난성 주문이 시장에 심각한 교란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장난성 주문이 대형주를 넘어 유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소형 종목에서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 몇 주의 체결만으로 마치 실제 시장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한 것처럼 화면에 표시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판단을 완전히 흐려놓기 때문이다.
세력들이 소량의 물량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거나 떨어뜨린 뒤, 공포나 추격 매수에 휩싸인 개미들을 상대로 대규모 물량을 떠넘기는 악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는 한국거래소가 공언한 프리·애프터마켓 신설 및 오는 2027년 말 24시간 주식 거래 체제 도입 등 거래시간 연장 추진 정책과도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 자체는 훌륭하지만, 거래 시간이 하루 전반으로 길어질수록 호가 공백이 발생해 시장 가격이 너무나 쉽게 왜곡될 수 있어서다.
특정 시간대에 이례적인 매도 호가가 나왔을 때 유동성이 받쳐주지 못하면 시장가 주문을 넣은 무고한 개인 투자자가 비정상적인 가격에 강제 체결되는 피해를 보게 된다.

자본시장연구원 등 학계 전문가들은 거래 시간이 늘어날수록 시장 내 전체 유동성이 분산되면서 시간대별 유동성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유동성 불균형은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과 상관없는 가격 왜곡을 유발하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정상적인 가치를 찾아가는 주식 시장 고유의 가격 발견 기능을 심각하게 약화시킨다.
삼성전자가 곧바로 29만 원 선을 회복하며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향후 야간 거래 활성화에 앞서 교란성 매매를 차단할 강력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