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SG는 금기어… 파리 응원해? 레전드들의 '배신'에 분노한 올랭피크 마르세유 팬들

김태석 기자 2025. 5. 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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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지금 이 시기에 절대 파리 생제르맹을 언급해서는 안 되는 팀이 있다. 특히 응원은 안 된다. 프랑스 리그1 명문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분위기가 요즘 그렇다.

이강인이 속한 파리 생제르맹은 오는 6월 1일 새벽 4시(한국 시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예정된 2024-202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과 대결한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번 경기에서 올랭피크 마르세유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 클럽으로서 유럽을 정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늘 인근 국가의 '빅 리그'에 밀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멀리서 지켜봐야 했던 프랑스 축구계 처지에서는 파리 생제르맹이 다년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유럽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 무척이나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상황을 갑갑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있으니 올랭피크 마르세유다.

일단 올랭피크 마르세유 레전드들이 입모아 파리 생제르맹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원하고 있다. 클럽 레전드인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비롯해 1992-1993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멤버였던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당시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레전드 수비수 바질 볼리 등이 공개적으로 파리 생제르맹의 선전을 기원했다.

차라리 인터 밀란이 우승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품고 있을 올랭피크 마르세유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두 팀의 대결은 '르 클라시크'라고 불릴 정도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다. 심지어 2024-2025시즌 올랭피크 마르세유는 이번에도 파리 생제르맹에 밀려 리그1 준우승으로 밀렸다. 만약 파리 생제르맹이 우승하면 올랭피크 마르세유는 프랑스 '유일의' 유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잃어버린다.

그래선지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가 전하는 올랭피크 마르세유의 분위기는 꽤나 살벌하다. <풋 메르카토>는 팬들이 소셜 미디어와 거리 곳곳에서 파리 생제르맹의 선전을 기원한 올랭피크 마르세유 레전드들에게 '마르세유 영혼을 배신했다'라며 극단적인 평가까지 쏟아내고 있따고 전했다.

올랭피크 마르세유 역시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고 있다. 프랑스 매체 <라 프로방스>는 수 주 전부터 올랭피크 마르세유 내부에서 이 문제가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블로 롱고리아 회장과 로베르토 데 제르비 신임 감독은 기자회견과 공식 석상에서 파리 생제르맹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롱고리아 회장은 UEFA 유럽클럽협회 회의 참석차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벌어질 뮌헨을 방문할 계획이지만, 결승전 주인공 중 하나인 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자제하고 있다. 데 제르비 감독 역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우리는 프로젝트와 정체성을 얘기할 때다"라며 애써 화제를 돌렸다.

올랭피크 마르세유 출신 스타 수비수였던 메흐디 베나티아도 마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베나티아도 뮌헨에서 열리게 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현장에서 관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베나티아는 공식적으로 파리 생제르맹을 지지한다는 말을 삼가고 있다. 대신 "올랭피크 마르세유가 여전히 유일한 프랑스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클럽이길 바란다"라고 말해 그나마 팬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올랭피크 마르세유 팬들도 머릿속으로는 파리 생제르맹이 빅 리그 빅 클럽 못잖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최정상급 클럽으로 성장했음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파리 생제르맹이 이번에 우승한다면 프랑스의 두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정도로 포장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한동안 프랑스 유일의 '트레블' 클럽으로 조명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올랭피크 마르세유는 기억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올랭피크 마르세유 팬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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