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은밀한 사생활] 홍날개의 위험한 사랑

지영군 2026. 3. 3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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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에서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모든 생물들의 삶은 치열하다.

많은 수컷들은 짝짓기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다른 생물이 가지고 있는 독성 물질을 얻어야만 짝짓기에 성공할 수 있는 곤충인데 오늘의 주인공 '홍날개'다.

그렇지만 홍날개 수컷은 이 위험을 감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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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독성 물질 ‘칸타리딘’이 결혼 지참금

생태계에서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모든 생물들의 삶은 치열하다.

많은 수컷들은 짝짓기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새끼를 양육할 둥지를 만들어 암컷의 선택을 기다리고, 상대 앞에서 화려한 춤을 추며 자신의 건강한 유전자를 뽐낸다.

이보다 더 힘든 일을 해야 하는 곤충들도 있다. 다른 생물이 가지고 있는 독성 물질을 얻어야만 짝짓기에 성공할 수 있는 곤충인데 오늘의 주인공 ‘홍날개’다.

이 친구는 붉은 날개 때문에 이름을 얻었다. 애벌레 시절에는 썩어가는 나무나 식물 조직 속에서 작은 곤충들을 잡아먹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성충이 되면 꽃 위에 앉아 꽃가루와 꿀을 먹거나 꽃잎이나 어린 식물을 조금씩 갉아 먹으며 생활한다.

정말 흥미로운 사연은 짝짓기다.

수컷이 암컷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특별한 ‘지참금’이 필요하다. ‘칸타리딘’이라는 맹독성 물질이다. 이 물질을 몸에 많이 가지고 있어야 짝짓기를 할 수 있다. 독성이 짙으면 짙을수록 짝짓기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문제는 홍날개가 그 독성 물질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소개했던 ‘남가뢰’의 체액으로부터 얻어야 한다. 수컷은 위험을 무릅쓰고 남가뢰를 공격하거나 이미 죽은 사체를 갉아 먹으며 남가뢰 체액에 들어 있는 칸타리딘을 흡수한다.

칸타리딘은 사람 피부에 닿으면 물집이 생길 정도로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홍날개 수컷은 이 위험을 감수한다. 왜냐하면 이 물질이 암컷에게는 중요한 짝 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 홍날개

홍날개는 이 독을 먹어도 괜찮을까? 연구에 따르면 홍날개는 칸타리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변형된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독을 몸 전체에 퍼뜨리지 않고 생식기 주변의 특수한 저장 기관에 격리, 보관함으로써 스스로를 지킨다고 한다.

암컷은 상대가 ‘지참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암컷은 더듬이와 입, 앞다리 등을 이용해 수컷의 몸을 접촉하며 독성 물질의 존재를 감지한다. 독의 유무는 물론 얼마나 많은 양을 갖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농도가 낮으면 암컷은 짝짓기를 거부하거나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반대의 경우 사랑을 허용한다고 한다.
 
▲ 남가뢰의 맹독성 물질을 섭취하고 있는 홍날개

물론 까칠한 암컷에게도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짝짓기 과정에서 수컷의 독성물질 가운데 일부가 암컷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암컷은 이 물질을 알에 포함시켜 산란한다. 독성을 가진 알은 개미나 다른 포식자에게 쉽게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칸타리딘은 다음 세대를 지키는 보호막인 셈이다. 몸길이 2㎝ 남짓한 곤충에게 이런 정교한 생존 전략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출산은 물론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 치솟는 집값, 불안정한 일자리, 미래에 대한 불안 등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 시대이지만 자연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왜 수많은 생명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다음 세대를 남기려 하는 것일까.

작은 곤충조차도 자손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 행태는 단지 번식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생명이 이어지도록 하는 유전자 속에 내재된 자연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 청개구리 쌤, 지영군 곤충교육전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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