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후보 한성숙…李대통령, ‘CEO 출신’ 여성 총리 택했다
최측근 인사 대신 파격 발탁
여성 최초 네이버 CEO 이어
중기부 장관으로 수출 신기록 등
능력 인정…실용주의 국정 예고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깜짝’ 발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차기 총리 후보자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인물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한 후보자를 지명한 데는 정치적 고려보다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능력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실장은 이날 한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와 중기부 장관 경험을 바탕으로 시대적 과제인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대한민국 모두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 후보자는 20년 넘게 IT업계에서 경력을 쌓으며 다양한 ‘최초’ 기록을 세웠다.
1989년 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전문지 민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 후보자는 1997년 엠파스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이곳에서 국내 처음으로 다른 포털 사이트의 자료까지 찾아주는 ‘열린 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2007년 네이버의 전신이 된 NHN으로 자리를 옮긴 후 네이버가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공로로 2017년 여성 최초로 네이버 CEO 자리에 올라 5년간 대표이사를 지냈다.
한 후보자는 기업에서 발휘한 혁신성과 주도성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 첫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수출 신기록’을 썼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은 1186억 달러(약 185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1분기 벤처펀드 결성액도 4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으로선 지난 1년간 실질적인 성과로 역량을 증명한 한 후보자를 높이 평가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 후보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이런 전략을 앞장서 추진해온 데다 1년간 국정운영 능력도 검증받았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및 벤처·스타트업 정책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최근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성과를 입증하며 이 대통령의 신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시작한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는 6만 3000여 명이 신청했는데 이는 정부 공모전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강 실장도 “한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으로서 속도와 성과, 현장을 강조하며 중소벤처와 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성과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의 실용성과 혁신성을 겸비하고 있고 우리 사회의 AI 대전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한명숙 전 총리 이후 20년 만의 여성 총리가 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통해 청년 여성 유권자의 민심이 드러난 만큼 여성 총리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 핵심 격전지였던 서울에서 2030세대 여성 유권자의 표심 변화가 승패를 가른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18~29세 여성층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67.0%였던 데 비해 이번 선거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48.5%에 그쳤다. 오세훈 당선인의 해당 연령대 지지율은 41.4%로 정 후보와 7%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서 여성 국무위원이 송미령·정은경·원민경·한성숙 장관 등 네 명으로 다소 적은 편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다만 강 실장은 한 후보자가 여성인 점을 고려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의 인사 기조는 철저히 능력과 실력 중심”이라며 “왜 여성이냐고 물어보는 건 2026년에 적합한 질문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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