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리비 비싼 이유 살펴보니"...싸졌지만 여전한 '지갑 리스크'

평균 수리비 하락세에도 내연기관보다 25퍼센트 비싸...정밀 센서 보정과 부품 통교체가 원인

전기차 수리비가 비싸서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진다는 말은 이제 옛말일까.

기술이 발전하고 정비소들이 전기차 수리에 익숙해지면서 전체적인 수리비용이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에 접어든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리비 총액이 줄었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경고한다. 전기차 특유의 복잡한 구조와 경제적 특성이 여전히 운전자에게 부담을 주는 '숨은 복병'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동차 매체 '카스쿱'(Carscoops)이 인용한 '미첼'(Mitchell)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평균 수리비는 약 860만원으로 전년보다 5% 정도 낮아졌다. 하지만 이 금액은 일반 가솔린 차량보다 여전히 25%나 높은 수준이다.

전기차 수리비가 줄었어도 비싼 부품값, 빠른 중고차 감가 등은 여전한 고민거리다. / 카스쿱 캡처

가장 큰 이유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는 전기차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사고가 나면 단순히 찌그러진 곳을 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차량 곳곳에 박힌 정밀 센서와 카메라를 다시 세팅하는 '영점 조절'(보정)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작업은 전용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해 공임비를 높이는 주된 원인이 된다.

전기차 부품들이 순정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일반 자동차는 저렴한 호환 부품을 골라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전기차는 수리 부품의 86%를 반드시 비싼 제조사 정품으로만 써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부품은 조립식 블록처럼 돼 있어, 작은 부위가 고장 나도 부분 수리를 하기보다는 통째로 갈아 끼우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 사는' 방식이 주를 이루다 보니 부품값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고 전기차의 가치 하락은 가장 큰 복병으로 손꼽힌다. 전기차는 중고차 가격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빠르게 내려간다.

차값은 뚝뚝 떨어지는데 수리비는 여전히 높다 보니, 살짝 부딪히는 가벼운 사고에도 수리비가 차 값을 넘어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보험사는 차를 고치기보다 폐차(전손 처리)를 추천하게 된다.

결국 전기차 수리비가 예전보다 싸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정비 절차와 비싼 부품값, 그리고 자칫하면 차를 통째로 잃을 수 있는 경제적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