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한 사람이 망했을 때, 왜 사람들은 기뻐할까?
어느 날, 잘나가던 유명 인사가 구설에 오르고, 기업 대표가 실패하고, 인기 스타가 추락했다는 뉴스가 뜬다. 놀랍게도 댓글엔 걱정보다는 냉소, 연민보다는 조롱이 더 많다. 단순한 관심이 아닌, 망해가는 모습에 열광하는 심리, 그 이면엔 어떤 감정이 도사리고 있을까. 이 현상은 연예인, 운동선수, CEO를 가리지 않고 반복된다. 이유는 생각보다 복합적이다.

1. 질투는 대중적인 감정이다
성공은 멋지지만, 동시에 불편하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며 동경하는 동시에, 자신을 초라하게 느끼는 감정이 작동한다. 이런 비교 속에서 ‘그 사람도 결국 무너질 수 있다’는 장면은 내 자존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도구가 된다.
남의 실패가 나의 위안을 만든다.

2. ‘공정하지 않은 성공’에 대한 분노의 투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누군가의 성공을 능력보다 운, 배경, 시스템 덕분이라 치부한다. 실력 있는 사람조차 "광고 너무 많이 찍더니 기세 꺾였다"는 식의 비난을 받는다. 성공이 클수록, 사람들은 그 뒤에 숨은 '불공정'을 찾아내려 하고, 무너질 때 쾌감을 느낀다. 그것이 사회적 복수심의 배출구 역할을 한다.

3. 공인에게만 유독 가혹한 도덕적 잣대
사생활은 물론, 말투 하나, 표정 하나까지 평가받는 존재가 공인이다. 대중은 ‘그만큼 벌었으니 그만한 책임도 져야지’라며, 공인에게는 일반인보다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들이민다. 문제는 이 잣대가 균형을 잃고, 처벌 이상의 감정적 응징으로 흐를 때다. 잘못이 크든 작든 ‘망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려는 태도는 오히려 더 큰 위선을 낳는다.

4. 내려오는 자에겐 함부로 말해도 괜찮다는 심리
성공한 사람은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비판받아도 상처를 받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평소에는 삼켰던 냉소나 분노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성공했을 땐 칭찬 대신 침묵하고, 실패했을 땐 기다렸다는 듯 달려든다.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 생긴 셈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누군가가 바닥에 쓰러졌을 때, 옆에서 손을 내민 사람이 아니라, 발로 더 짓밟은 얼굴은 오래 기억된다. 사람은 실패할 수 있다. 무너질 수 있다. 그때 누군가가 박수치고 조롱하고, 더 망가지길 바라는 눈빛으로 쳐다볼 때 느끼는 감정은 단 하나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구나.” 실패보다 아픈 건, 그 실패를 바라보며 쾌감을 느끼는 인간들을 봤을 때의 상처다. 그 상처는 오래 남고, 언젠가 돌고 돌아 너에게 돌아온다. 누구든 인생의 나락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니, 누군가의 몰락이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 순간이 너에게도 올 수 있음을 기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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