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명 입맛, 대체 어떻게 잡은거야”…오리온·풀무원 이 나라 뚫은 비법
지리차 등 현지 거래처 확보
중국사업 매출 2조로 급성장
오리온, 철저한 현지화 결실
中매출 1조…첫 배당 받기도
풀무원·덴티움·F&F도 호조
“국내기업 중국서 성공하려면
작은 도시부터 정밀 분석을”
사업 구조가 ‘B2B(기업 대 기업)’라면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이 필수다. 현지 업체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어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한다. ‘B2C(기업 대 개인)’인 경우에는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한다. 중국인들의 입맛부터 패션, 뷰티 등 트렌드를 하루빨리 포착해 제품에 녹이는 게 핵심이다.
만도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손아래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회장이 창업한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 그러다 보니 만도 중국법인도 중국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를 주요 고객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를 거치면서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급격히 둔화됐다. 덩달아 경영 위기에 놓인 만도는 중국 현지 업체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빨라지는 데다,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지리차, 니오, 장성기차, 장안기차, 북경기차 등 중국 다수의 전기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만도의 중국 매출도 급성장했다. 지난해에는 한국(3조7273억원) 다음으로 많은 2조30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케팅에도 현지화 전략을 접목시켰다. 예컨대 초코파이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패키지에 한국의 정(情) 대신 공자 사상에 맞는 인(仁)을 새겼다. 심지어 다수 중국 소비자들은 오리온이 한국 기업인지 모르고 있다. 또 효율적인 유통망 구축을 위해 1700개 이상의 경소상과 거래하며 간접영업체계를 정착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 1조1790억원에 영업이익 221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식품 기업인 풀무원은 2010년 중국에 진출한 후 간편식 파스타를 흥행시키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만큼 간편식 파스타라는 새로운 틈새 시장을 공략한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중국 최대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샘스클럽과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전문 슈퍼마켓 허마셴셩 등에서 판매 중이며, 시장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최근에는 두부바와 냉동김밥을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 주요 임플란트업체인 덴티움도 중국 내 의료장비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이다. 중국 내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임플란트에 대한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그 결과 2019년 1026억원이던 덴티움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202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성장세는 이보다 더 가파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20년 중국에 진출한 패션기업 F&F은 자사 패션 브랜드 MLB가 중국에서 가장 인기많은 K패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MLB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구단별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이 세련되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맞춤형 전략을 꼽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시장을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수”라며 “해당 시장이나 지역의 인구 구조부터, 기후, 상거래 관행, 소비 습관 등을 상세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특정 도시 등 좁은 지역에서 성공한 뒤 주변으로 확장해가는 전략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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