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무더워지면 시원한 물 한 잔이 절로 생각난다.
특히 얼음을 동동 띄운 물은 보기만 해도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땀 흘린 직후, 혹은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 있는 상태에서 얼음물을 벌컥 마시는 건 몸에 큰 무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더울수록 찬물을 더 찾게 되지만 그 찬물이 오히려 탈을 부르기도 한다. 단순한 일시적 자극을 넘어서 일부 상황에서는 심장이나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얼음물을 갑자기 마셨을 때 생기는 신체 반응
더운 날씨에 갑자기 얼음물을 들이켜면 몸은 순간적으로 ‘급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려 한다. 얼음물은 체온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식도와 위를 지나면서 내부 장기에 급격한 온도 차이를 유발한다. 이로 인해 위의 혈관이 급속히 수축하면서 복통, 소화불량, 장 경련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운동 직후처럼 몸속이 데워진 상태일 때 얼음물을 마시면 심박수가 불안정해지거나, 경우에 따라 심장 근육에 일시적인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실제 한 연구에서는 4℃ 이하의 찬물을 급하게 마신 실험군에서 식도 연축 현상과 심박수 급변 사례가 다수 관찰됐다. 특히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시원하면서도 안전하게 물을 마시려면
갈증 해소를 위해 찬물을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지만 체온보다 너무 낮은 물을 갑자기 들이키는 건 피하는 것이 좋다. 실온보다는 약간 차가운 정도의 대략 10~15℃ 정도의 물이 체내 흡수에도 좋고 위에 자극도 덜하다.
얼음물을 마시고 싶다면 입안에 머금으며 천천히 마시거나, 마시기 전 손등이나 목을 찬물로 식혀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 후에는 체온을 약간 낮춘 다음 물을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얼음을 그대로 넣어 마시기보다는 냉장 보관한 물을 마시는 것이 더 무리가 없고, 물에 레몬이나 오이를 넣어주는 것도 시원한 느낌을 주면서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