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2세 아기가 얼굴에 뽀뽀를 받은 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쪽 눈의 시력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아기의 면역 체계가 미성숙해 외부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중요한 경고를 남기고 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10일(현지시간), 나미비아 출신 미셸 사이먼(36)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이먼은 지난해 8월, 아들 주완(당시 16개월)의 왼쪽 눈이 심하게 충혈되자 가벼운 결막염이라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의사들은 주완이 단순포진 바이러스(HSV)라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진단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입술에 구순포진을 일으키거나 생식기 포진을 유발하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다.
주완의 부모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의사들은 아기의 얼굴에 뽀뽀를 한 누군가가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주완은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지만, 다행히 감염이 뇌나 반대쪽 눈으로 퍼지지 않았다.
현재 주완은 양막이식 수술을 받았고, 다리의 신경을 눈에 이식하는 대규모 수술을 앞두고 있다. 수술이 성공하면 시력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커졌다.
주완의 어머니는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한 일이 아니지만, 아이가 겪기엔 너무 가혹한 일"이라며 아기에게 뽀뽀를 하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아기의 면역체계가 미성숙하므로 얼굴에 뽀뽀를 하거나 손으로 만지는 것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레스터대 임상미생물학 교수인 프림로스 프리스톤은 "아기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와 같은 각종 병원균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며 "가급적 아기의 얼굴에 뽀뽀하지 말고, 꼭 해야 한다면 발이나 뒤통수에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신생아의 면역체계는 성인보다 훨씬 약하며, 감염성 박테리아에도 취약하다. 출생 후 3개월 이내의 신생아는 면역세포가 부족해 감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들이 아기에게 뽀뽀를 하는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자선단체 ‘자장가 트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와 임산부의 54%는 아기에게 뽀뽀를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기에게 뽀뽀하거나 손을 만지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기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감염병 증상이 있다면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또한, 헤르페스 바이러스 보균자는 해당 부위를 밴드로 덮고 아기와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며, 호흡기 질환이 있을 경우 신생아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기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부모는 뽀뽀나 물리적 접촉을 피하고, 신생아에게 접촉할 때는 반드시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아기에게 감염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반드시 인식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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