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포기 못하죠? "그럼 이렇게 끓이세요 건강해집니다"

라면은 빠르고 저렴하며 중독성 있는 맛으로 국민 식품이라 불릴 만큼 사랑받는다. 하지만 그만큼 건강에 대한 우려도 따라붙는다. 나트륨, 포화지방, 정제 탄수화물로 가득한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기적으로 자주 섭취하면 고혈압, 위염, 대사 질환 등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완전히 끊어야 할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최근 식품영양학자들 사이에선 ‘중재적 조리’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같은 라면이라도 조리 방식, 부재료, 물량 조절 등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분석이다. 다음에 소개할 라면 조리법은 단순한 레시피가 아니다. 라면의 단점을 중화시키고, 장점을 최대화시키는 실용적 조리 전략이다.

1. 면을 ‘두 번 삶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포화지방 30% 이상 제거

라면의 면발은 제조 과정에서 기름에 튀겨져 만들어진다. 그 결과, 면 자체에 포화지방과 산화된 유지 성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를 그대로 끓이면 기름이 국물로 흘러들며 속 쓰림, 소화 불량, 혈중 중성지방 수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면을 따로 끓여 헹궈낸 후 다시 끓이는 이중 조리 방식’이다. 먼저 면을 물에 2~3분 정도 삶은 후 체에 걸러 기름과 탁한 전분물을 제거하고, 그 면을 새 물에 다시 넣어 스프와 함께 끓이는 것이다. 이 과정만으로도 기름 성분이 30~40% 이상 제거되고, 나트륨 농도도 줄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 한 단계만 추가해도 라면 섭취 후 느껴지는 더부룩함이나 속쓰림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2. 스프는 절반만 사용하고, 다시마·버섯·무로 국물 베이스 보완

라면 스프에는 조미료, 소금, 향미증진제가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스프 전량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곧 나트륨 과잉 섭취로 직결된다. 실제 한 봉지 스프에 포함된 나트륨 함량은 하루 권장 섭취량을 초과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스프의 절반 정도만 사용하고, 감칠맛을 자연재료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다시마 한 조각, 표고버섯 슬라이스, 무 몇 조각 등을 함께 끓이는 것이다. 이들은 각각 글루탐산, 구아닐산, 이노신산 등의 천연 감칠맛 성분을 방출하며 스프를 대체하는 효과를 낸다. 이러한 방식은 짠맛을 줄이면서도 풍미를 해치지 않기 때문에, 스프 사용량을 줄여도 ‘싱겁다’는 느낌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 삶은 채소와 단백질을 추가하면 ‘혈당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

라면은 정제 탄수화물 중심 식품이다. 섭취 시 빠르게 혈당이 오르고, 포만감은 금방 사라지는 구조다. 이때 채소와 단백질을 함께 조리하면, 혈당 반응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친 시금치, 양배추, 브로콜리, 버섯류는 라면의 열량 밀도를 낮추고 식이섬유를 보충해준다. 여기에 삶은 달걀, 닭가슴살, 두부 한 조각만 추가해도 단백질 균형이 맞춰지며, 식후 인슐린 반응이 완만하게 조절된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함께 섭취했을 때, 단독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한 경우보다 혈당 곡선이 40% 이상 완화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런 추가 재료는 단지 ‘건강에 좋으니까’가 아니라, 실제 라면의 대사적 부담을 줄여주는 기능성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4. 라면 국물은 끝까지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게 끓이는 것’이 정답

많은 이들이 라면 국물을 남기는 것이 건강을 위한 타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물을 남기더라도 처음부터 많은 양으로 끓이면 스프가 진하게 우러나, 면발에 흡수되는 나트륨 양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물 양을 10~15% 줄여 면과 국물의 농도를 희석시키는 방식이다. 면이 국물을 흡수하면서 생기는 짠맛 농도 상승을 억제하고, 국물을 남기더라도 전체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체중을 관리하거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국물 조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조리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