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MZ라이프] "여행은 기록이 아닌 변화…돌아와 새로운 관점 제시할 때 완성되는 과정"
카드사 직원에서 여행 유튜버로 '변신'


"원래도 여행을 좋아했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여행을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느낀 보람이 커지고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길 바라면서 일반 직장인에서 유튜버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만난 유튜버 '또 떠나는 남자(또떠남)' 정동윤씨(37세)는 "'회사에서 일하며 여행 정보를 블로그에 공유하기도 했지만 노력 대비 결과가 크게 돌아오지 않는 느낌 들어 효율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튜브를 선택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떠남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2015년 한 카드사에 입사해 약 9년간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여행을 사랑했던 그는 직장 생활 중에도 꾸준히 여행을 다니며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로그 활동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는 "블로그는 조회수와 반응이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면서 "유튜브는 내가 만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가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튜버로 전향한 이후 그의 일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직장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던 시절과 달리 콘텐츠 제작의 모든 과정을 직접 주도해야 했다. 또떠남은 "모든 과정을 혼자 책임져야 하다 보니 논란이 생기거나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라면서도 "직장에서는 정해진 틀 안에서 역할이 정해져 있었지만 유튜브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 '또 떠나는 남자'는 단순한 여행 기록을 넘어 여행 중 경험한 정보와 통찰을 바탕으로 다양한 여행 팁을 제공한다. 또떠남은 채널의 방향성을에 대해서 "처음에는 단순히 여행지를 소개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뤘지만, 점차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며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또떠남은 "여행 콘텐츠는 항상 새로운 정보를 담아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자료 조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매주 새로운 여행지와 관련된 정보를 조사하고, 이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힘들 때가 있다. 특히 영상 제작 과정에서의 편집과 후반 작업은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수익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도 존재한다. 그는 "유튜브 광고 수익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때도 있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 협업이나 프로젝트 형태로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인 조회수 상승보다, 장기적으로 신뢰를 기반으로 한 채널 운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유튜브 채널이 성장하면서 책임감도 함께 커졌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콘텐츠를 신뢰하고 참고하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또 떠나는 남자 채널의 구독자 수는 59만7000여명이다. 그는 "내가 가진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다"라며 "어떤 논란이나 이슈가 생길 때 내가 얼마나 잘 해결할 수 있는지가 유튜버로서의 가장 큰 과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큰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또떠남은 "내 영상을 본 사람들이 여행을 준비하며 도움이 됐다고 말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라며 "제 영상을 통해 여행지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 일을 계속할 이유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여행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서 보람을 찾고 있다. 또떠남은 "단순히 예쁜 장면을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여행이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떠남은 앞으로 채널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도 기획하며 구독층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다. 그는 "여행 콘텐츠는 국경을 초월하는 공통된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영어 자막과 더빙을 추가해 해외 시청자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이를 전담할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 글로벌 시장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싶다"며 "여행은 단순히 떠나는 것이 아니라, 돌아와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도 제 콘텐츠가 작은 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행과 유튜브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기다리다 보면 시작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유튜브는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 부족하더라도 지금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행 콘텐츠는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고, 이를 공유하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유튜브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는 플랫폼이다"라고 조언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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