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이탈해 숨진 환자…“대표·요양보호사 과실 있어”

치매 환자의 출입 관리를 소홀히 해 요양원 밖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지게 한 대표와 요양보호사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청주지방법원 형사6단독 조현선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원 대표 62살 이 모 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요양보호사 64살 손 모 씨에게는 금고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이들은 2022년 1월, 충북 청주의 한 요양원에서 지적 장애와 치매 질환이 있던 60대 환자가 열려 있던 출입문으로 건물 밖에 나갔다가 약 150m 떨어진 논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저체온증으로 숨진 사고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이들은 숨진 환자가 건물 밖으로 나갈 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들이 충분히 환자들을 관찰할 근무자를 두지 않았고, 지하 1층 출입문에 잠금 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숨진 환자가 평소에도 병동 출입문 손잡이를 잡고 흔들면서 밖으로 나가려는 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예견 가능성이 있던 사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지만, 피고인 이 모 씨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면서 “그러나 피고인들이 범죄 전력이 없고, 피해자를 찾기 위해 바로 조치를 취하고 노력한 점, 피해자를 위해 2천만 원을 형사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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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섭 기자 (sks85@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