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찢어질까 테이프로 밀봉"…유동규, 법정서 3억 전달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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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현금 3억원을 전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전 부원장은 앞서 자신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유 전 본부장과 증인신문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이 구체적인 자금 전달 시간과 장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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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언제 줬냐" vs "받은 분이 기억" 김용-유동규 고성 언쟁
(서울=뉴스1) 황두현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현금 3억원을 전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전 부원장은 앞서 자신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유 전 본부장과 증인신문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6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 김용 "현장 가보지도 않아"…유동규 "담배 피우며 대화 나눠"
신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에 "2022년 8~9월경으로 기억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저한테 돈을 줬냐"며 다그쳤다. 유 전 본부장이 "받은 분이 기억하시겠죠"라고 말하자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김 전 부원장은 "기억하기로는 10월까지인 것 같다"는 유 전 본부장의 답변에 "공소장에는 6월까지라고 했는데 공소장을 부인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정치자금을 언제 줬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측간 언쟁이 계속되자 사실관계를 묻는 말이 아닌 개별 주장은 변호인을 통해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전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이 구체적인 자금 전달 시간과 장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추궁했다.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4월경과 6월경, 8월경으로 대략적인 시기만 밝히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돈을 전달한 시간이) 조서에는 9~10시라고 했다',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고, 유 전 본부장은 '10시라고 했다' '그 부근에서 담배를 피면서 나와 이야기했다'고 맞섰다.
◇ 법정서 현금 '3억원' 전달 시연…유동규 "김만배 취업 청탁, 정진상에 전달"
재판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현금을 전달할 때 사용된 골판지 박스와 종이박스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검찰은 현금 1억원이 담긴 2개의 상자와 빈 상자 1개를 준비했다.
유 전 본부장은 1억원을 담은 것으로 가정한 3개의 박스를 종이가방에 넣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돈 전달 당시) 박스가 찢어질 수 있어서 테이프로 밀봉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부원장에 2억원을 전달할 때는 종이가방을 양복 주머니 품속에 넣는 시늉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 얼마든지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3명의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에게서 직접 박스를 건네받아 차례로 무게를 측정하면서 "가져가는 게 불가능하거나 무거운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유 전 본부장 증인신문을 마치고 향후 자금전달 '연결책'으로 의심되는 정민용 변호사와 남욱 변호사, 그의 측근 이모씨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취업 부탁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 등' 공소장에 김씨 지인이 경기도 2급 공무원으로 채용된 사실을 적시했다.
그는 정치자금법 재판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부탁으로 정 전 실장에게 이야기했다"며 "2급이면 기획조정실장과 같은 급인데 (김씨가) 실제 입사 경위를 어떻게 변명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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