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계선 10m 앞에서 폭파...흙먼지 솟구치고 軍카메라도 흔들렸다

최혜승 기자 2024. 10. 1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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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북한이 경의선 도로를 폭파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하는 모습이 우리 군 방범카메라(CCTV)에 잡혔다. 북한군은 이날 군사분계선(MDL) 10m 앞에서 TNT를 터뜨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파괴했다.

이날 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경의선 도로의 군사분계선(MDL) 이북 약 10m 지점에서 높이 약 6m의 검정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가림막 옆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서부터는 개성시입니다’라고 적힌 파란색 도로 표지판이 눈에 띈다.

정오 무렵 가림막 뒤편 길바닥에서 폭약이 터졌고 인근에는 흙먼지가 높게 솟구쳤다. 폭발 순간 진동으로 인해 군 방범카메라가 흔들리기도 했다.

갈색 군복의 북한군들은 폭발 장소에서 다소 떨어져 카메라로 이 모습을 촬영했다. 이후 굴삭기와 덤프트럭 여러 대가 폭파 장소에 투입돼 작업을 이어갔다.

비슷한 시각 동해선 도로를 비추는 방범카메라에도 폭파 당시 상황이 찍혔다. 수풀 뒤 도로에서 폭약이 터지면서 먼지 구름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근처에는 ‘금강산’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적힌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우리 군 CCTV에 잡힌 동해선 도로 폭파 장면.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경의선 도로를 오전 11시 59분쯤, 동해선은 낮 12시 1분쯤 폭파했다. 북한은 경의선 도로의 경우 MDL에서 북쪽으로 약 10m 떨어진 곳부터 약 60∼70m가량 되는 구간을, 동해선은 약 40m 구간을 각각 폭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두 도로에 구덩이 수십 개를 각각 파고, 그 안에 TNT 수십㎏를 넣어 터뜨렸다고 한다. 모두 합치면 수천㎏에 이를 수 있는 양이다.

합참 관계자는 “중앙에서 통제한 것으로 보이고 모두 수십 미터 길이의 폭파가 이뤄졌다”며 “폭파에 의해 콘크리트를 완전히 들어낼 수 있는 양은 아니다”라고 했다.

구덩이 형성 작업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지난 9일 ‘남북 완전 단절과 요새화’를 발표한 직후부터 인원이 투입되면서 개시됐다. 경의선과 동해선에 각 100여 명이 투입됐다. 흔히 도로에 구멍을 낼 때 쓰는 전동 드릴 등 장비 없이 오로지 곡괭이로 찍고 삽으로 퍼내는 식으로 작업했으며 이후 폭약을 채우고 흙으로 덮는 장면들이 포착됐다.

처음 관측할 때는 도로 전체를 폭약으로 뒤덮어 완전히 없애버리는 수준의 폭파가 예측됐지만, 실제로는 도로 중간중간 부분을 폭약으로 깨고는 굴삭기와 덤프트럭으로 파편을 걷어낸 정도라고 한다.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총을 꺼냈고, 그에 앞서 행동을 중단하라는 경고 방송을 진행했다. K6 중기관총과 K4 고속유탄발사기로 경의선과 동해선 부근에서 각 수십 발 대응 사격 발사에 나섰다.

사격은 MDL에서 남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표적지를 사전 설정해서 진행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폭파가 “정전협정 위반 행위”라며 대응 사격은 “이런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담아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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