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울메이트' 김다미 "옛날 일기장 꺼내본 기분이었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배우 김다미가 스크린 데뷔작이었던 '마녀'와 JTBC '이태원 클라쓰', SBS '그 해 우리는'에 이어 '소울메이트'로 또 한 번 교복을 입었다. 지난 3월2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그는 "데뷔 이후 센 캐릭터들을 연달아 맡다 보니 한 번쯤 완벽히 다른 인물을 그려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소울메이트'와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태원 클라쓰'를 끝낸 뒤로 좀 더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소울메이트' 촬영 1년 전쯤 원작을 먼저 봤고, 그 이후 시나리오를 읽게 됐는데 작품 전반에 녹아 있는 한국적인 정서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주요 배경인 제주도부터 미소와 하은이 귀를 뚫는 장면이라든가 오락실에서 펌프 게임을 하는 장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공감할 포인트가 많아서 원작과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영화가 될 것 같았어요."
김다미가 맡은 미소는 1998년 여름, 엄마를 따라 전학 오게 된 제주에서 슬며시 말을 걸어오는 친구 하은을 만나게 된다. 누구보다 자유롭지만 동시에 불안정한 미소는 한없이 든든하고 다정한 하은에게 의지하며 서로의 소울메이트가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미소는 제주를 떠날 결심을 세우고 하은과는 풀지 못한 오해만 남긴 채 작별하게 된다.
"미소는 자기 이름처럼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마음속 불안함이나 아픔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죠. 어릴 때부터 자립심이 있었고 힘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지만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이기도 해요. 연기할 때 항상 자유분방하고 당당해 보이지만 내심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원하는 미소의 복잡한 내면을 최대한 세세히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소울메이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인 소재는 그림이다. 미소와 하은은 하나의 크레파스로 스케치북를 나눠 쓰던 어린 시절부터 오해로 인해 잠시 멀어졌을 때도 각자의 그림에 진심을 담고 소통한다. 민용근 감독은 자유로운 추상화를 그리는 미소, 극사실주의 연필화를 그리는 하은과 같은 설정을 통해 두 캐릭터의 성격을 더욱 또렷하게 전달한다. 여기에 과감한 클로즈업 신으로 이들의 감정을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김다미는 미소의 헤어스타일, 옷차림부터 카메라에 미처 담기지 못한 시선 하나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해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
"클로즈업 신이 많아서 오히려 좋았어요. 제 표정이나 얼굴 주름, 근육을 세세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더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외형적으로도 신경 쓴 게 많은데요, 뭐든 행동에 제약을 주고 싶지 않아서 교복 단추는 풀어헤치고 치마 속에는 트레이닝 바지를 입었어요. 머리카락은 제주 바람에 자연스럽게 날릴 수 있게, 자유롭게 막 자른 듯한 느낌을 내려고 했어요. 또 파스텔톤 의상을 즐겨 입는 하은과 대비되게 선명한 빨간색, 주황색이 들어간 옷을 주로 입었죠."
영화는 미소, 하은 그리고 진우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 시절 친구가 된 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겪는 관계의 변화를 담는다. 이들이 10대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상처와 갈등을 딛고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 속에는 기쁨, 슬픔, 설렘, 분노 등 다양한 감정들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흔히 우정이라고 표현하지만 그리 간단히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기도 하다. 김다미는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이 미묘한 감정에 대해 "우정, 사랑 어느 쪽으로도 정의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살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잖아요. 미소랑 하은이의 관계는 우정인 동시에 사랑이기도 하지만 그 두 단어에 딱 들어맞진 않는 것 같아요. 처음 시나리오 볼 때부터 어렵다고 느낀 부분이긴 한데 실제로 촬영할 때도 둘의 관계를 설정하면서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했어요. 우정이든 사랑이든 그 안의 감정들은 굉장히 다양하니까요. '소울메이트'는 그렇게 여러 방향으로 느낄 여지가 있어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저는 옛날 일기장을 꺼내본 기분이었어요."
'소울메이트'의 미소는 데뷔 이후 김다미가 맡은 배역 중 가장 싱그럽고 풋풋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스크린 데뷔작인 '마녀'의 비범한 능력을 가진 소녀 구자윤으로 한국형 여성 액션물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는 호평을 얻었고, '이태원 클라쓰'의 소시오패스 조이서 역으로 다시 한번 파격 변신에 성공했지만 동시에 현실에 발붙인 캐릭터를 향한 욕심도 컸다. 그런 그에게 '소울메이트'의 미소는 운명처럼 다가온 캐릭터였다.
"늘 전작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요, '마녀' 이후로 '소울메이트'까지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그래도 내가 진짜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의 어떤 캐릭터를 만약 지금 다시 맡는다면 연기는 더 잘할 수 있을지라도 저는 그때의 저를 좋아해요. 좀 어설펐더라도 그 당시의 김다미라서 할 수 있는 연기였고, 그래서 성장할 수 있었고 또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데뷔 초창기를 지나서 지금은 더 고민이 많긴 해요. 앞으로는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는데 그동안 해온 것처럼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면 그게 정답일 것 같아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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