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최강한화!” 집에 가면서도 감격적인 떼창, 한화는 회장님까지 모두가 포기하지 않았다

김태우 기자 2025. 10. 3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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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광적인 응원으로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승리를 함께 한 한화 팬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경기 중반까지는 불길한 공기가 대전한화생명볼파크를 감돌고 있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날, 오히려 한화는 경기 막판까지 끌려가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려야 했다.

잠실에서 열린 LG와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상대 타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모두 진 한화는 홈으로 돌아와 열린 3차전을 앞두고 배수의 진을 쳤다. 이날 한화 선발은 팀의 에이스이자,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인 코디 폰세였다. 폰세를 매일 쓸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무조건 이겨야 했다. 만약 폰세가 나온 경기까지 패하면 더 이상 쓸 카드가 마땅치 않았다.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를 한다는 건 우승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2회 최재훈의 좌전 안타 때 상대 좌익수 김현수의 실책을 틈타 1점을 선취했지만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도윤의 뜬공 때 상대 유격수 오지환의 지능적인 고의낙구에 당해 추가점 없이 흐름이 끊겼다. 여기에 3회 신민재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것에 이어 4회 김현수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경기가 뒤집혔다.

타선이 좀처럼 바람을 만들지 못한 가운데 1-2로 뒤진 8회에는 김서현이 폭투로 1점을 더 내주면서 비관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 LG는 송승기 김영우 유영찬이라는 불펜 카드가 모두 살아 있었다. 남은 두 이닝에서 2점을 만회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한화생명볼파크에 초조함이 감돌고 있었다.

▲ 대전한화생명볼파크 매진 전경 ⓒ곽혜미 기자

한화는 이날 경기 후 불꽃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통 홈팀이 이겼을 때 진행하는 이벤트다. 원정 팀이 이기는 상황에서 불꽃공연을 하기는 애매하다. 그러나 한화는 플레이오프 2차전 당시에도 승패와 관계 없이 불꽃공연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강력한 뜻이 있었다.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끝까지 응원을 해준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이날도 1-3으로 뒤지고 있던 8회, 불꽃공연은 한화의 승패와 관계 없이 진행한다는 공지가 나왔다. 한화 관계자는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이글스의 승리를 위해 끝까지 함께하는 팬들과 선수단에 감사의 뜻을 김승연 구단주께서 전하고자, 경기 종료 후 불꽃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공지 후 기적같은 역전승이 만들어졌다. 한화는 8회 선두로 나선 대타 김태연의 빗맞은 타구가 LG 외야수 앞에 떨어지는 2루타로 이어지면서 기운을 차렸다. 이어 손아섭이 우전 안타를 치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1사 1,3루에서는 문현빈이 좌중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만회했다. 경기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노시환이 삼진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한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채은성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고르며 누상을 꽉 채웠고, 여기서 대타 황영묵이 흔들리는 유영찬의 제구를 침착하게 이용한 끝에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장이 난리가 났다. 데시벨은 이후 더 커졌다. 심우준의 타구가 3루수 키를 넘기는 역전 2타점 2루타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이어 최재훈이 두 명의 주자를 더 불러들이는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순식간에 7-3으로 달아났다.

▲ 극적인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 첫 승을 신고한 한화 ⓒ곽혜미 기자

한화의 올해 한국시리즈 첫 승리이자, 2006년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불꽃공연은 한화의 승리 속에 화려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대전 신구장에서는 첫 한국시리즈 승리이기도 했다. 신이 난 한화 팬들은 뒷풀이도 화끈했다. 한동안 관중들이 퇴장하지 않고 응원단과 첫 승리를 즐겼다. 열광의 도가니였다.

경기장 정비를 위해 퇴장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한화 팬들의 흥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한화 팬들은 팀의 응원가를 떼창으로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사랑한다, 최강 한화”라는 응원가가 한동안 경기장 주변을 계속 맴돌았다. 팬들도 이런 광경이 신기했는지 휴대전화를 꺼내 동영상으로 장관을 저장하며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한숨을 돌린 한화는 30일 4차전에 라이언 와이스를 선발로 예고해 시리즈 균형을 노린다. 4차전에서 이긴다면 오히려 압박을 받는 쪽은 LG가 될 수도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쌀쌀한 날씨에 수고 많았고 팬들에게 코리안시리즈 승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독으로서 기분 좋은 것 같다”면서 “팬들한테 가장 필요한 것은 승리였는데 오늘 3차전 홈에서 첫 경기 승리함으로써 선수들도 조금 부담감에서 벗어나서 내일 경기 좀 더 편안하게 잘 했으면 좋겠다”며 반격을 다짐했다.

▲ 8회 심우준의 역전 결승타에 힘입어 승리한 한화는 이제 4차전에서 시리즈 균형을 노린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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