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상업용 SUV 시장의 판을 흔들 ‘랜드크루저 커머셜’을 공개했다. 험로 주행 능력으로 정평이 난 랜드크루저의 DNA는 그대로 살리되, 적재 공간을 대폭 확장해 화물 운송에 최적화한 이번 모델은 기존 밴이나 픽업트럭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틈새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단순한 트림 추가가 아니라, 아예 용도를 바꾼 전략적 라인업이다.

이 모델은 영국 토요타 공장에서 개조 작업을 거쳐 생산되며, 후방 좌석을 제거하고 적재 공간을 확보한 것이 핵심 변화다. 창문과 유리 부분은 철판으로 막았고, 운전석 뒤쪽에는 메시 소재 격벽을 설치해 화물이 이동 중 전방으로 밀리는 것을 방지했다. 이로써 총 2,000리터의 적재 공간이 확보돼 상업용 밴 못지않은 실용성을 제공한다.
주목할 점은, 단지 짐칸을 넓힌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랜드크루저 커머셜은 기본형과 동일한 2.8리터 디젤 엔진(201마력)과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을 갖췄으며, 크롤 컨트롤·힐 디센트 기능 등 오프로드 전용 기술도 그대로 적용됐다. 단순 화물 운반차가 아니라, 오지를 누비는 ‘짐 싣는 야수’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시작가는 52,729파운드로 한화 약 9,780만 원 수준이며, 이는 일반 랜드크루저 대비 약 4천만 원가량 저렴하다. 사업용으로 등록하면 부가세 환급도 가능해 법인 및 특수 업종 종사자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다. 여기에 토요타는 향후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까지 추가할 계획으로, 탄소 규제를 의식한 준비도 병행 중이다.
랜드크루저 커머셜의 등장은 상업용 차량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한다. 단순한 밴이나 트럭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산업에서, 이 모델은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향후 각 제조사들이 유사한 콘셉트의 SUV형 화물차를 경쟁적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높아지며, ‘일하는 SU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