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경의 21세기 미술관] (131)와엘 샤키 '카르발라의 비밀'
고은정 기자 2025. 10. 21. 19:05

'중동의 역사를 다시 보다'
와엘 샤키(Wael Shawky, 1971~, 알렉산드리아)는 중동지역을 대표하는 동시대미술가다. 그는 역사와 신화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와 허구가 병치된 독특한 서사를 구성하고 서정시 같은 영상언어로 세계를 성찰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서구권의 관점으로 고착된 중동의 역사를 예술과 종교로 승화시켜 초월적 개념으로 정체성을 함축한다. 편향된 다수의 시각을 아우르고 인류 공동의 치유를 지향하는 그의 작품에는 세계사에 대한 예리한 재해석과 날카로운 탐구, 묘한 설득력 및 예술적 표현의 진지함과 해학이 있다.
'카르발라의 비밀 (2014)'은 십자군전쟁에 대한 서사를 아랍의 관점에서 재조명한 그의 대표적인 영상 '십자군 카바레 Cabaret Crusades' 속의 실물작품이다. 3부작(2010-2015)으로 제작하며 마지막 '십자군 카바레Ⅲ'에 오래전 이슬람 분열의 계기가 되었던 7세기 카르발라 전투를 소재로 끌어왔다. 영상, 입체, 드로잉, 페인팅, 설치 등의 매체로 역사와 신화를 조명해온 와엘 샤키가 '마리오네트'로 영상을 구성해 더 큰 관심을 촉발한 작품이다. 역사를 통찰하는 작가의 거시안이 대담한 서사를 구축하였고 무라노산 유리로 제작되어 의상까지 갖춘 수제인형이 샤키 예술의 진정성과 정교함을 대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