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심상찮다, 아파트 이어 '이것'마저 연일 최고가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2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냉기가 돌던 오피스텔 시장이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세에 살아나는 분위기다. 거래량이 늘면서 일부 오피스텔에선 역대 최고가 계약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정부가 신축 오피스텔을 사들이면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해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억에 거래된 오피스텔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 지수 변동률은 0.03%로 집계됐다. 서울 오피스텔 가격이 전월보다 오른 것은 2022년 8월(0.01%) 이후 2년 만이다. 영등포·양천·동작구 등이 있는 서남권(0.09%)이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06%)도 강세를 보였다.
오피스텔은 2020~2021년 집값 급등기 때 아파트 각종 규제를 피해 투자하는 ‘대체재’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비(非)아파트 시장에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빌라와 더불어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도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올 들어 서울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급등하자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고, 거래도 활발해졌다. 서울 오피스텔의 올해 1~8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6705건으로, 5576건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20.2% 증가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교통 여건이 좋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파트와 구조가 비슷한 중대형 면적 오피스텔의 경우 2020~2021년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거래도 나오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우림필유’ 전용 76㎡는 지난 7일 9억3000만원에 거래돼 7억7500만원 이었던 2020년 최고가보다 1억5000만원 넘게 뛰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파크센터’ 전용 114㎡도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논현동 ‘강남파라곤’ 전용 55㎡는 지난달 9억2000만원에 거래돼 2021년 최고가(7억6850만원)보다 20%나 올랐다.
◇오피스텔 수익률도 5년 만에 최고
전세 기피로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면서 월세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오피스텔 투자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8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평균 보증금은 2294만3000원, 월세는 90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45.0%(711만5000원), 13.0%(10만4000원) 오른 금액이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8월 4.87%로 4.87%였던 2019년 7월 이후 5년여 만에 가장 높다.
서울 오피스텔 역시 아파트처럼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4057실로 1만4479실이었던 작년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입주를 앞둔 오피스텔은 올해보다 더 줄어든 2613실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2027년까지 준공된 소형(전용 60㎡ 이하) 신축 오피스텔은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 산정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기로 하면서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도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