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th BIFF] "메소드는 없다"…설경구를 바꾼 '불한당' 그리고 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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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드 연기의 달인'으로 꼽히는 설경구가 "메소드는 없다"라는 뜻밖의 발언을 했다.
설경구는 "제 작품을 보기 힘든 이유 중 하나기도한데, 예전 모습이 겹칠 때다. 제가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또 해봐야지' 하면서도 살도 빼고, 찌고, 수염도 밀어보고, 염색도 해보고 별 짓 다 하는 거다. 그런데 막 몰입한다고 매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저는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하면서 (연기에 접근하는) 다른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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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메소드 연기의 달인'으로 꼽히는 설경구가 "메소드는 없다"라는 뜻밖의 발언을 했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액터스 하우스' 행사에 참석한 설경구는 자신의 연기 인생 전환점에 해당하는 작품으로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2017)을 꼽았다.
설경구는 "제 작품을 보기 힘든 이유 중 하나기도한데, 예전 모습이 겹칠 때다. 제가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또 해봐야지' 하면서도 살도 빼고, 찌고, 수염도 밀어보고, 염색도 해보고 별 짓 다 하는 거다. 그런데 막 몰입한다고 매번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저는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하면서 (연기에 접근하는) 다른 방법을 찾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역도산', '강철중' 등의 초기작을 통해 설경구는 충무로 최고의 메소드 연기자라는 호칭을 얻었다. 메소드 연기(Method acting)는 배우들이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배역에 완전히 몰입시켜 실물과 같이 몰입하여 연기하는 기법을 말한다. 설경구는 '역도산' 출연 당시 배역을 위해 체중을 20kg 찌웠다가 다음 작품을 위해 체중을 다시 감량하는 등의 메소드 연기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러한 연기 방식으로 인해 주변을 불편하게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설경구는 "메소드 연기를 할 때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장에서 악행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현장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이렇게까지 연기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생각을 바꾼 계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지영 감독과의 에피소드로 전했다. 설경구는 "'박하사탕' 때 정지영 감독님이 현장에 오셔서 제게 인사를 하는데 제가 눈만 보고 가버렸다더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는데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제가 살가운 성격이나 부드럽고 편하게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요즘 제가 홍경 씨와 작품을 찍고 있는데 '메소드는 없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기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꾼 계기로 '불한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처음에는 그 영화와 너무 안 맞다고 생각했다. 변성현 감독의 연출 스타일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뭐 저딴 게 감독이야'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때는 현장이 너무 재미가 없었다"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또한 "가슴골을 보여달라", "팔뚝 근육을 만들어달라"라는 주문을 감독으로 받고 당황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변성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은 설경구의 연기를 다른 각도에서 빛나게 만들었다. 배우가 배역에 몰입해서 자신만의 깊이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만큼이나 감독과의 호흡을 통해 창의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설경구는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10~20대 팬들을 대거 확보했다. 이 작품 이후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과 '킹메이커', '길복순', '굿뉴스'까지 연달아 작품을 하고 있다.
변성현 감독과 영화 '굿뉴스'로 네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빠질까 했는데 변 감독이 '작품이 의리로 하는건 아니지 않냐고 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 역시 이른바 '불한당' 멤버인 변성현 감독, 조형래 촬영감독, 한아름 미술감독이 함께 한다. 설경구는 "처음엔 가장 불신했던 멤버였는데 지금은 가장 신뢰한다. 처음엔 '이것들 뭐지?'했었는데 이들의 학구적인 태도와 열정을 좋아한다"고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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