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환율 전략]③ 하나, 외화순자산 비율 14% '민감도' 최고…환헤지 파생상품 총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하나금융

국내 금융그룹 중 하나금융의 환율민감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로 하나금융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환차익에 따른 실적개선과 자본비율 안정화까지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외화자산부채에 관한 환헤지 상품 총량한도를 설정하고 환율민감도 분석 등에 주력하는 하나금융은 '적정 수준'의 한도 내에서 관리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환율변동에 대한 손익변동 허용치를 다른 금융그룹보다 높게 가져간다는 것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외화자산은 717억200만달러, 외화부채는 674억6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외화순자산은 42억3500만달러(6조1400억원)였다. 외화순자산 규모는 1분기 연결기준 자기자본(44조3369억원) 대비 13.8%로 신한금융(15.8%)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하나금융의 환율민감도가 가장 높은 이유는 2015년 외환은행과의 합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외화자산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과의 합병은 외환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지만, 동시에 환율에 손익이 크게 노출되는 민감한 구조를 갖게 됐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해 4분기에는 외화환산손실 1394억원을 반영하기도 했다.

다만 올 2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세가 두드러지면서 환차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개선도 기대된다. 올 1분기에는 고환율의 영향으로 CET1비율이 13.23%로 지난해 말 대비 0.01%p 상승에 그치며 4대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개선 폭이 가장 낮았지만 분위기가 반전하고 있는 것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하나금융은 2분기에 700억~800억원의 환차익을 보고 CET1비율은 1분기보다 20~25bp(bp=0.01%p)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자료를 보면 1분기 평균 1452.7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에 1414.3원까지 내려왔다. 더욱이 5월 이후 1400원 아래로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CET1비율 목표 구간을 13.0~13.5%로 정하고, 13.5%를 넘어서는 초과자본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투자나 주주환원 확대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어 환율하락으로 주주환원에 사용할 초과자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은 올해부터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를 주며 분기 총배당금을 2500억원으로 고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해 주당배당금(DPS) 증가 효과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하나금융이 하반기에 2500억원 안팎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결산 시점에 이사회를 열어 추가 자사주 매입 규모를 확정하고 3분기부터 매수할 방침이다. 올해 자사주 매입 금액은 7000억원을 넘겨 지난해(3970억원)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환율이 급격히 변동할 경우 위험가중자산(RWA)이 급증하며 CET1비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를 허용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관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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