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엘2 짧게 뛰어 본 후기

조회 102025. 3. 1.

다행히 오프라인 물량 많이 남아서 직접 가서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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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456으로 업힐 포함한 주로 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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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0m, 높이 6m짜리 업힐 스프린트 4번 했다. 

사이즈는 기존 써코니와 동일하게 

써코니 모든 신발 260신는데 엔엘2도 260으로 샀다. 길이가 짧게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265도 시착했는데 발볼이 넓어서 헐렁하더라. 길이감은 엔프4랑 크게 차이 안나는 거 같았고 짧더라도 발볼때문에 반업은 안할 거 같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시착해보는 걸 추천. 

착화감는 당연히 최상

써코니 신발이다. 당연히 착화감 좋지. 내게 감동을 주었던 엔프4와 유사한 느낌이다. 편안하고 포근하게 발을 감싸주는 그 느낌. 다만 엔프4는 전체가 포근하다면 엔엘2는 락다운을 위해 필요한 부분에 견인력을 끌어올려 일정 부분은 살짝 타이트하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엔프4 착화감 중 유일한 단점이었던 발바닥 뒷부분 깔창 거슬리는 느낌은 전혀 없다. 다만 러너스 루프 구멍 부분이 부주상골에 닿아 거슬린다. 나는 살짝 부어있는 왼발에서만 그러더라. 오른발은 그러지 않고. 만약 발이 부어있거나 부주상골에 염증이 있다면 거슬릴 수도 있다. 웃긴 건 달릴 때는 별 느낌 안 난다. 더 뛰다보면 아예 사라질지도? 이건 오래 신어봐야 알 거 같다.   

말랑하지만 걸을 때도 반발력이 미쳐버린 미드솔

미드솔이 진짜 마시멜로다. 신고 일어나면 앞뒤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 든다. 이거 뛸 때 발목 날아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걸어보면 통통통 트램펄린을 밟는 것 같이 반발력이 느껴진다. 알파3, 아프4도 그랬는데 엔엘2는 정도가 더 심하다. 통통통~ 신고 걸어보면 굉장히 자극적이라서 뛸 때 너무 재밌을 거 같은 예감이 든다.

이게 진짜 구름

뛰고 첫 인상은 딱 구름을 밟으면 이렇겠구나 싶다. 그러면서 온러닝이 떠오르더라. 구름을 밟는 쿠션감이라고 클라우드텍 어쩌고 하는데 실제로 신어보면 단단~딱딱해서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냥 이쁘고 브랜드가 힙해서 그런갑다 넘어가는거지. 엔엘2 신어봐라. 이게 구름이지. 엔엘2가 파랗고 미세먼지 하나 없는 밝은 하늘에 뽀얗고 동글동글하게 피어나는 예쁜 구름이라면 온러닝은 시꺼먼 하늘에 사람 머리만한 우박 잔뜩 품고 다니는 삐쭉삐쭉한 먹구름이다. 

짧게 달려서 주행감이 편할지는 모르겠지만 소프트한 오묘한 느낌은 독보적이다. 알파2, 알파3, 아프3, 아프4, 엔프4 등 많은 카본화 신어봤지만 이런 건 처음이다 정말. 

매끈한 주로에서 빠르게 달려야하는 신발

내가 달리는 주로는 업다운, 커브가 많고 바닥은 우레탄, 아스팔트, 보도블럭 등 다양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엔프4 신고 여기를 달리면 어떤 페이스든 안정적이다. 근데 엔엘2로 불규칙한 구간을 저속으로 달리면 약한 왼쪽 발목이 불안해서 대퇴사두에 힘이 더 들어가더라.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 신경쓰이는 정도. 이건 내 실력이 미천하고 발목이 약해서 그럴 수도 있다.

반면 방향전환이 없는 직선주로에서 빠르게 달려보면 정말 엄청난 반발력에 감탄할거다. 오늘은 200m 언덕을 330보다 빠르게 달려봤는데 말랑한 미드솔이 응축했다 퐁~하고 튕겨주는 맛이 굉장했다. 엔프4로 똑같은 구간 달렸을 때도 충분히 밀어준다 생각했는데 엔엘2 신어보니 아니다. 급이 다르다. 슈퍼 트레이너와 엔프4 사이에 벽이 하나 있듯이 엔프4와 엔엘2 사이에도 벽이 하나 있다. 도트김님이 올려준 미드솔 테스트 자료에서 엔엘2가 아프4보다 반발력이 좋았는데 정말 그럴 거 같다.

vs 엔프4

엔프4는 어떤 주로든 안정적으로 4분대로 달리고 싶을 때. 엔엘2는 잘 닦인 주로에서 3분대로 달리고 싶을 때. 내 느낌은 이렇다. 

리어풋도 가능

일부러 리어풋 해봤는데 불안하지 않다. 역시 리어풋 친화적인 써코니.

젖은 노면 접지력도 향상

엔엘1 최대 단점이 노면 젖었을 때 미끄러지는 건데 엔엘2는 많이 개선됐다. 비 온다고 걱정 안해도 된다. 

앞으로 써코니의 방향을 알려주는 신발

써코니의 황금기는 엔돌핀 시리즈로 열렸다. 다른 마이너 브랜드는 최근에야 도입한 peba를 2021년부터 레이싱화인 엔돌핀 프로만 아니라 훈련화인 엔돌핀 스피드에도 100% 전장으로 넣어줬으니 당연히 입소문이 퍼지지. 남들은 1종류만 쓰는 peba를 써코니는 펠릿 구조인 파워런pb, 통짜로 제작한 파워런hg 2종류를 쓴다. 거기다 슈퍼폼을 제한된 라인업에만 적용하는 다른 마이너 브랜드와 달리 써코니는 안정화인 템퍼스에도 넣고 맥스 쿠션화인 트라이엄프에도 넣기 시작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써코니가 미국에서 열리는 메이저 마라톤 서브3 주자 신발 브랜드 점유율 상위권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제부터 peba만으로는 역부족일거다. 다른 브랜드가 늦게 도입하긴 했지만 맹추격해오고 있고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는 각자만의 장점으로 기술개발하고 엘리트 스폰으로 포디움도 휩쓸면서 멀리 달아나고 있고. 기존 peba만 쓰다보면 디아도라 가라카본한테도 위협받을지도 모르지. 이런 상황에서 안정성은 떨어지되 구름같은 쿠션감과 미쳐버린 반발력을 가진 새로운 미드솔로 승부를 보려는 게 아닐까 싶다.  

써코니답게 새로운 폼은 여러 라인업에도 쓰일 거 같다. 일단 새로운 라인업인 엔돌핀 트레이너에 일부 들어가지. 엔스5는 엔스4 옆그레이드로 나오는 거 확정인데 엔프5는 모르겠다. 나라면 하부는 파워런hg, 상부는 새로운 슈퍼폼으로 내볼 거 같은데. 엔프5는 아니라도 엔프6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이상 풀코스 319주자가 짧게 뛰어보고 생각나는대로 쓴 엔엘2 후기다. 뇌피셜 많으니 적당히 걸러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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