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먹이고 흉기 들이댄 초등생들…가해자 중엔 시의원 자녀도
[앵커]
과자에 모래를 섞어 억지로 먹이고, 얼굴에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하고 경기 성남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 사건입니다. 특히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성남시의원의 자녀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손을 가만두지 못하고 제 손등을 꼬집듯이 긁적입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할아버지 : 손톱 발톱이 하나도 없었어요. 자기가 다 물어 뜯어가지고…]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매일 정신과 약을 먹습니다.
학년 초부터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 군것질 거리 계산을 떠밀었고 게임 벌칙이라며 춤을 추게 하고 그걸 몰래 촬영했습니다.
괴롭힘은 금방 물리적인 폭력이 됐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초등학생 : 바나나킥을 모래랑 돌을 섞었어요. 저한테 먹으라고 시켰어요.]
지난 6월에는 '식인종 놀이'라며 흉기를 들이대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초등학생 : 제 심장이나 얼굴 가까이 대면서 심장을 도려내려는 시늉을 하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모두 실제 있었던 일로 판단했습니다.
가해자는 4명, 그 중 2명에 대해 '학급 교체'를 결정했습니다.
가장 강한 '전학' 아랫 단계의 조치입니다.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학교폭력 피해 초등학생 : 이제 사람을 못 믿겠어요. 이렇게 낮게 처벌을 받을 수 있구나라고…]
가해자 중 하나가 성남시의원의 딸이라 학폭위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겁니다.
시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냈습니다.
학폭 신고를 하고 넉 달 만인데 피해자 측은 사과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학교폭력 피해자 할아버지 : 그 부모가 자녀들 데리고 OO한테 정식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어요. 어른들한테 하는 사과는 의미가 없어요.]
피해 학생 측은 결국 고소장을 냈습니다.
늦기 전에 진심어린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피해자의 상처도, 사안도 이만큼 커지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이현일 /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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